"베트남에서 도박 허용해도 우리 형법 적용"
대법 "도박허용 국가서 도박장 개설… 국내법으로 처벌해야"
우리 국민이 도박이 허용되는 나라에서 도박장을 개설했더라도 도박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도박장개설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5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도박장소개설죄를 범했더라도 형법 3조에 따라 우리 형법에 의해 처벌이 가능하다"며 "베트남에서 허용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법 3조는 "형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금속식기 제조업체 A사의 대표인 김씨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베트남의 한 호텔에 카지노를 차려놓고 한국인 교포들을 상대로 이른바 '바카라' 등 도박행위를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0년 A사의 전 경영진과 거래한 한 저축은행 대표를 협박해 10억원을 부당대출 받은 혐의(공갈)도 받았다.

1·2심은 "도박장 개설 행위가 발생한 곳에서는 죄가 되지 않더라도 당연히 국내법이 적용돼 국내법에 의해 처벌이 이뤄지게 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갈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