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말라는 예규를 어기고 외박 중 음주했다는 이유로 육군3사관학교 생도를 퇴학시킨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금주의무가 사관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음주와 흡연, 결혼 등을 금지하는 사관학교 학칙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퇴학당한 3사관학교 생도 김모씨가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퇴학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관생도의 모든 사적 생활에까지 금주의무를 요구하는 행정예규는 생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금주조항은 생도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전혀 강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