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9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본부 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로 높였다고 밝혔다.위기경보는 관심(해외 메르스 발생), 주의(해외 메르스 국내 유입), 경계(메르스 국내 제한적 전파), 심각(메르스 지역사회 또는 전국적 확산) 순으로 격상된다.확진자의 입국 이후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10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리무진택시 기사 1명 등 총 21명이다. 전날 발표된 밀접접촉자에 택시기사가 새로 포함됐다.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서울시 강남구보건소의 음압격리구급차(운전기사 개인보호구 착용)를 이용했고,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진료해 보건소와 서울대병원 관련자들은 밀접접촉자에서 제외됐다.밀접접촉자 21명은 현재 자택격리 중으로 해당 지역 보건소에서 증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집중관리를 받는다.확진 환자와 항공기에 동승한 승객 등을 비롯한 일상접촉자 440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해 수동감시 중이다. 수동감시는 잠복기인 14일동안 관할보건소가 5회 유선·문자로 연락하고, 의심증상 발현 시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당국이 확진자의 공항 이동 경로 등을 CCTV로 분석함에 따라 접촉자 규모는 추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3년여 만에 발생한 메르스(MERS) 환자의 구체적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이 환자가 업무차 출장을 가서 머물렀던 쿠웨이트는 보건당국이 지정한 메르스 오염지역이 아니어서다.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거주 61세 남성 A씨는 출장차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 알주르(Al-Zour)를 찾았다.환자는 쿠웨이트 방문 기간에 설사 증상으로 8월 28일 현지 의료기관을 들렀다.환자는 쿠웨이트에서 출장을 마치고 9월 6일 오후 10시 35분∼9월 7일 새벽 1시 10분 두바이(EK860편)를 경유해 아랍에미리트 항공(EK322편)으로 9월 7일 오후 4시 51분 인천공항에 입국했다.질병관리본부는 일단 A씨가 두바이에서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만 있었기에 잠복기(2∼14일)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 현지에 있을 때 메르스에 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질병관리본부와 외교부는 A씨를 통해 쿠웨이트 현지에서 접촉한 한국인의 감염 여부도 파악할 예정이다.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메르스에 걸린 감염지역으로 쿠웨이트를 의심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2016년 8월에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보고된 이후 지금까지 2년간 더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다.이 때문에 쿠웨이트는 질병관리본부가 검역법에 따라 특별관리(검역)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정한 메르스 오염지역에서도 빠져있다.올해 7월 1일 기준 중동에서 메르스 오염지역(국가명)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3개 국가이다.다만 카타르는 메르스 발생지역(사우디아라비아)의 인접 지역인 데다 국내 직항기 운항 및 국내 입국 때 주요 경유국임에 따라 오염 인근지역으로 선정해 오염지역과 동일한 수준의 검역조치를 하고 있다.이들 오염지역을 방문(체류, 경유)한 경우에는 2016년 8월 4일부터 국내 입국 때 반드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의무적으로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바이러스 잠복기가 평균 5일인 점을 고려할 때 A씨가 업무차 출장을 가 있었던 쿠웨이트를 유력한 감염지로 보고 있지만, 정말 쿠웨이트에서 감염됐는지, 감염됐다면 구체적으로 쿠웨이트 어느 지역에서 감염됐는지에 대해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또 A씨를 감염시킨 메르스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여부도 유전자 검사를 해서 알아볼 계획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는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어떻게 변형됐느냐에 따라 독성이 강하거나 약할 수 있다.만약 쿠웨이트에서 A씨가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쿠웨이트는 2년만에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메르스는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20∼46%에 달한다.이 병에 걸리면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을 동반한 기침, 가래, 숨 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설사,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보인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2015년 5월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생기며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다시 발생했다.보건당국은 시간문제일 뿐 메르스가 우리나라를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계속 경고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메르스가 계속 유행하기에 이들 지역을 방문한 사람을 통해 메르스가 재유입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첫 환자가 나오고 같은 해 12월 23일 '상황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메르스 사태로 186명이 감염되고 그중 38명이 사망했다. 격리 해제자는 1만6752명에 달했다.하지만 메르스 대유행 이후 의심환자는 많았지만, 지금껏 확진 환자는 없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이달 8일 현재까지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건수는 총 959건이 들어왔고, 169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됐지만, 검사 결과 최종 모두 음성이었다.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1천248건 중 220명(17.6%)이 의심환자로 분류됐으나 확진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보건당국은 중동지역 및 인근 국가 방문 후 14일 이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시·도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를 통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한다. 의심환자는 의료기관이 신고하거나 환자가 직접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전화 1339) 또는 보건소 등으로 신고한 경우, 입국 시 검역과정에서 발견된 경우 등이었다.질병관리본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여행객 등을 통한 메르스 국내 유입 위험성은 여전하다고 꾸준히 경고해왔다.실제로 올해 들어 이달 8일까지 중동지역에서는 총 116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 이 중에서 30명이 사망했다.환자 보고 지역이 아닌 감염지역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의 대부분인 114명(사망 30명)이 발생하고, 오만과 아랍에미리트가 각 1명이었다.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의 해외 유입 가능성이 항상 있는 만큼 메르스 오염지역 직항 항공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등 국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체계를 지속해서 유지하고 있다.질병관리본부는 사우디 등 중동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은 특히 주의해달라고 주문했다.중동지역 여행객은 현지에서 진료 목적 이외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낙타접촉은 물론 낙타고기, 낙타유 섭취를 피해야 한다.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현지에서 진료 목적 이외에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현지 의료기관을 찾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여행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의료기관을 바로 방문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전화 1339) 또는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야 한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