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가 2007년 외교부 인권대사 시절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등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석태 헌재 후보자, 인권대사 시절 北인권 '침묵'"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교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7년 9월부터 1년간 외교부 인권대사로 활동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정부에 어떤 조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성호·김영호·이정훈 전 인권대사의 경우 주 업무는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북한 내 인권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2007년 11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대북 인권 결의안에 대해 노무현 정부가 기권표를 던질 때도 이 후보자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비상임 대사로 정부의 외교 방침에 독립된 의견을 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북 인권 결의안은 북한 내 공개처형, 강제 구금, 탈북자 송환 등 북한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은 “인권대사는 대통령이 정하는 대외직명대사로 정부의 외교 방침에 독립적인 의견을 내야 하는 위치”라며 “이 후보자의 대북관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2004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다. 그는 2004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맡으면서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1년간 인권대사를 지내면서 세 차례 해외 출장을 떠났고 이 과정에서 개인 식비로 400만원 넘게 쓴 것으로 집계됐다. 외교부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7년 10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세계회의’ 참석차 5박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출장을 다녀오면서 항공료 411만원, 숙박비 161만원, 개인식비 163만원을 외교부로부터 지급받았다. 모든 회의에 점심과 저녁식사가 제공됐는데도 개인 식비를 과도하게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