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 닉슨 美 대통령
1972년 6월 미국 워싱턴DC 워터게이트호텔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괴한 다섯 명이 발각됐다. 처음에는 단순 절도범인 줄 알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공작이었음이 드러났다. 일명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렸다. 1974년 8월8일 그는 사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해 9월8일,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했다. 닉슨이 사임한 지 딱 한 달 되는 날이었다. 당시 닉슨에 대한 미국 국민의 반감은 상당했다. 그의 사면을 주도한 포드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닉슨은 비록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오명을 얻었지만 정치·외교적으로 상당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그중 하나가 미·중 수교다. 1969년 아시아 지역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이후 미국 탁구선수단의 중국 방문으로 양국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고, 결국 중국과의 수교로 이어졌다.

1913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닉슨은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1946년 캘리포니아 대표로 하원의원에 당선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1952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통령을 지냈고 1968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97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했다. 이후 그는 저술 활동을 하며 비교적 조용한 여생을 보내다가 1994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