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은 집행유예

"주채권銀 압박으로… 탈세를 목적으로 했다기보다…"
재판부 효성그룹 억울함 인정했지만 실형 선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1300여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죄로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 및 벌금 1352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고령(83세)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수 임직원을 동원해 계획적·조직적으로 포탈 범행을 저질렀고 포탈 세액 합계도 거액”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탈세 목적이 있었다기보다 주채권은행의 압력으로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포탈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효성그룹은 1997년 부실화된 효성물산을 청산키로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극복이 지상과제였던 당시 정부와 은행은 ‘달러박스’인 무역회사(효성물산)를 망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고 부채비율을 200%로 맞추지 않으면 그룹을 살려두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이 때문에 효성그룹은 효성물산을 살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회계를 분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효성그룹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며, 사적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닌 데다 추징 세금을 모두 납부했는데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며 “상고해 적극적으로 다투겠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