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던 채용설명회… 이젠 스마트폰으로 본다
“면접위원장으로 지난해 면접 소감을 들려주세요.”

-“지원자들의 답변이 다소 일률적인 것이 아쉬웠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대부분이 등산이라고 답하더군요.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점은 정말 안 보나요?”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는 지원자의 학력, 학점보다 오로지 실력만을 보고 뽑겠다는 겁니다. 정말 학점 안 봅니다.”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감독원 온라인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답변이다. 금감원은 온라인을 통해 45분간 1, 2부로 나눠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1부는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2부는 인사담당자와 신입사원들이 출연해 구직자들의 실시간 질문에 답변했다. 이날 온라인 채용설명회에는 2만7000여 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스마트폰 시대 기업의 채용설명회도 ‘스마트’해졌다. 온라인 채용설명회가 바로 그것이다. 온라인 설명회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0일 ‘삼성SDI 직원이 직접 알려주는 직무의 모든 것’이란 제목의 직무영상을 자사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올렸다. 편당 2~3분 분량의 영상에는 연구개발, 기술, 영업마케팅, 제조, 경영지원 등 5개 직군 직원들의 회사 생활 및 입사 후 비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도움을 주고자 제작했다”며 “회사 생활 영상에선 통근버스, 해외 주재원 등 다양한 회사의 제도를 알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도 같은 날 올 하반기 채용을 하는 계열사 직원 12명이 소개하는 직무이야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코오롱은 앞으로 70개까지 직무소개 영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9월8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T커리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30분 간격으로 마케팅, ICT 인프라, 재무, PR·광고, HR 등의 직무 담당자가 출연해 자신의 직무와 입사 노하우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도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한다. 9월11일 오후 2시부터 기아차 온라인 채용사이트를 통해 ‘시크리트K 라이브’를 방송한다. 이날 라이브 방송에는 모두 12명의 직원이 참여해 직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롯데백화점은 웹툰을 활용해 구직자를 대상으로 직무를 소개하는 ‘롯데백화점 리크루툰’(리크루팅+웹툰)을 선보였다. ‘리크루툰’에는 본사 상품본부의 바이어, 디지털사업부문 AI팀, 마케팅부문 문화이벤트팀, 롯데백화점 영업점 직원들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롯데그룹의 서류접수 마감일인 9월18일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온라인 채용설명회와 함께 롯데백화점의 상품기획자(MD), 디지털 직무 현직자들이 대학의 학과 사무실과 동아리방을 찾아 소규모 밀착 채용설명회도 진행한다. CJ는 업계 최초로 입사 관련 문의사항에 24시간 답변해주는 AI 챗봇 서비스 ‘CJ지원자 도우미’를 도입한다. CJ그룹 채용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채용 직무를 소개하는 ‘잡티비’ 영상을 제공할 방침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