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까지…시험과목 변경은 원서접수 기간에만 가능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15일 시행되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를 전국 86개 시험지구 교육청과 고등학교에서 접수한다고 22일 밝혔다.접수 기간은 23일부터 9월 7일까지(토요일·공휴일 제외)이고 접수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수험생은 응시원서를 접수했더라도 접수 기간에는 시험 영역(과목) 등 접수 내역을 바꾸거나 접수를 취소할 수 있다.접수 기간이 지난 뒤에는 변경이 불가능하다.응시원서는 본인이 직접 접수하는 게 원칙이다.다만, 고교 졸업자 가운데 장애인, 수형자, 군 복무자, 입원 중인 환자, 해외 거주자(여행자는 제외)는 대리 접수를 할 수 있다.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졸업예정자는 해당 학교에서 일괄 접수하고, 졸업자는 출신 고교나 현주소지 관할 시험지구 교육청(주소지와 출신 고교 소재지가 다른 경우)에서 접수할 수 있다.제주도 고교 졸업자와, 주민등록상 제주에 주소를 뒀지만 제주 외 지역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9월 6∼7일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 원서를 접수하면 된다.접수할 때는 여권용 규격 사진 2장과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졸업자 가운데 교육청에서 접수하는 수험생은 졸업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을 내야 한다.응시수수료는 본인이 선택한 영역 수에 따라 4개 영역 이하는 3만7천원, 5개 영역은 4만2천원, 6개 영역은 4만7천원이다.정부는 저소득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지원대상자 포함)의 응시수수료를 면제한다.천재지변, 질병, 수시모집 최종합격, 입대 등으로 수능에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은 원서를 접수한 곳에 11월 19∼23일 신청하면 수수료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수능 성적은 12월 5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연합뉴스
경희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19)는 최근 재수를 위해 휴학원을 제출한 뒤 한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공부 잘하는 약’을 대량 구입했다. 원래 정신질환의 일종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하기 위한 향정신성 전문의약품이지만 집중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에 고3 수험생과 재수생들에게 인기다.전문가들은 “정상인이 먹었을 때 두통과 어지럼증, 우울증 등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데다 장기 과다 복용 시 환각과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의 오남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수능 치르는 11월마다 치료약 판매 늘어21일 의약업계에 따르면 ADHD 치료제로 쓰이는 리탈린(페니드), 콘서타, 메타데이트 등의 주성분은 메틸페니데이트다.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증가시켜 각성 효과를 일으킨다. ADHD 환자는 일시적으로 주의력이 향상되지만 정상인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약효가 있는 것처럼 오인한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의사 처방을 받기도 쉬운 편이다. ADHD 진단을 위한 별도의 물리적 검사를 하지 않고 길지 않은 대화만으로 약을 처방해 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환자의 증상을 미리 알고 흉내만 내도 쉽게 약을 구할 수 있다. 매년 수능이 치러지는 11월이면 ADHD 환자 수가 정점을 찍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2월 2만1280명 선이던 ADHD 환자는 꾸준히 늘어 같은해 11월 2만5416명으로 약 3000명 증가했다. 다음해인 2017년 1월엔 2만2459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그해 11월 다시 5000명 늘어나 2만7383명이 됐다.관계당국은 의사의 처방 없는 인터넷 불법 구매까지 합치면 ADHD 치료제의 오남용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페니드 구입’ ‘콘서타 구입’ 등만 입력해도 판매자의 카카오톡·텔레그램 아이디를 금방 찾을 수 있다. 기자가 직접 한 카카오톡 아이디를 친구 등록한 뒤 “페니드 구입 가능한가요”라고 보내자 곧바로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합니다”란 답이 돌아왔다. 판매자는 “집중력 강화 효과가 더 좋다”며 다른 약물을 추천하기도 했다.◆의사 속이고 처방… 약물중독·자살까지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ADHD 치료약 오남용의 위험성을 한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식약처는 당시 “ADHD 치료제를 ‘집중력을 높여 공부를 잘하게 하는 약’으로 복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정상인이 치료제 중 하나인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등을 복용하면 심할 경우 환각 망상 공격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자살까지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학생 대표를 지낼 정도로 활달한 모범생이던 학생이 의사를 속이고 ‘스터디 드러그(공부 잘하는 약)’를 처방받은 뒤 약물 중독과 정신 이상 증세로 고생하다가 약을 끊고 2주 만에 자살해 충격을 안겼다.그런데도 “ADHD 약을 먹고 공부하면 눈 깜짝할 새 3~4시간이 지나간다” 등 효험을 봤다는 인터넷 후기글 때문에 약을 찾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있다.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반인인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위약효과’(효과가 없는 약인데도 환자의 긍정적 믿음으로 증세가 호전되는 현상)거나 그때까지 몰랐는데 실제로 ADHD 환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조아란/임락근 기자 archo@hankyung.com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입 수시모집은 다음달 10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수험생 한 명당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고교 수학교사, ‘수학 인터넷강의 1타 강사’를 거쳐 이투스교육 대입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신승범 사장은 “이 시점에서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모드 전환’일 것”이라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수시모집에서 지원할 대학을 빠르게 결정하고 수능 대비에 긴장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올 수능 난이도 작년과 비슷할 듯”21일 만난 신 사장은 올해 수능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거라 예측했다. 지난해 2018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 컷’은 가형과 나형이 모두 92점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그는 “지난 6월 치러진 평가원 모의고사의 난도가 전년보다 높은 편이었다”며 “영어영역 역시 난도가 높았던 만큼 올해 수능이 ‘물수능’이 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학영역을 예로 들면 과거에는 30번 문항 하나만 어렵게 출제해 난이도를 조절했다면 최근 경향은 14~17번 정도 중간 문항에 어려운 문제를 끼워넣어 체감 난도를 확 올리는 것”이라며 “이 같은 함정 문항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9월 평가원 모의고사부터는 6월 모의고사 때 출제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 등도 출제된다. 신 사장은 “9월 모의고사부터는 수험생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부분까지 출제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체감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올해 수능은 오는 11월15일 치러진다. 수능이 채 100일도 안 남았지만 그는 “전력질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루 최대 공부량의 100%가 아니라 80%만 채운다고 생각하되 꾸준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교육부가 오히려 사교육비 유발”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생각을 묻자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답이 돌아왔다. 장기적으로 이공계 기초역량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진통 끝에 ‘기하’ ‘과학Ⅱ’가 수능 출제범위에 다시 포함됐지만 신 사장은 “포함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됐다”고 했다. 언뜻 보기에는 기하가 선택과목으로 다시 수능구조 안에 들어와 학습 대상이 된 것 같지만 어차피 수험생은 선택과목 중 한 가지만 골라 응시하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수험생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공부하기 쉽고 대학에서 활용도가 높은 ‘미적분’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기하는 교육과정에서 ‘죽은 과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능 과목구조 개편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이공계 기초역량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그때 가면 공대 1학년은 고3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 사장은 고려대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고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가 학원가로 진출해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경험했다. 그는 “정권마다 사교육비를 잡겠다고 하면서 정작 공교육의 지향점은 뚜렷하지 않다”며 “공교육의 목표가 오로지 사교육 축소인 본말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육의 질을 제고하면 불필요한 사교육은 자연히 사라질 텐데 교육부가 오히려 입시 혼란으로 사교육의 ‘불안 마케팅’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다. 그는 “공정함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게임의 규칙을 정해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게임의 규칙이 지나치게 자주 변한다”며 “이번 대입제도 개편이 최악인 이유는 규칙을 정하는 주체마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신호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교 입시에서도 대입 개편안이 변수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새 대입제도를 발표하면서 “고교 성취평가제(내신 절대평가)와 고교학점제를 2025년 전면 도입하겠다”는 고교교육 혁신방안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고교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좋은 내신성적을 받기 힘들지만 수능 대비에 강점을 보이는 자율형사립고나 외국어고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신 사장은 “전면 도입 시기가 다음 정부 임기인 2025년인 만큼 고교 성취평가제나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전제로 진학 고교를 정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며 “현 시점에서 본인 희망 진로나 강점을 분석한 뒤 고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