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시즌 막이 오른다. 한국은행·KT는 28일, 코오롱은 31일부터 입사원서를 받는다. 본격 채용에 앞서 각 기업을 알리는 채용설명회와 박람회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한경 은행권 잡콘서트 모습.  /한경DB
이달 말부터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시즌 막이 오른다. 한국은행·KT는 28일, 코오롱은 31일부터 입사원서를 받는다. 본격 채용에 앞서 각 기업을 알리는 채용설명회와 박람회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한경 은행권 잡콘서트 모습. /한경DB
다음주부터 올 하반기 대졸 공채(공개채용) 시즌 막이 오른다. KT와 한국은행은 오는 28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입사원서를 접수한다. SK그룹은 9월3일, 롯데·CJ그룹은 9월5일부터 각각 대졸 신입사원 공채 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도 이달 말부터 일제히 하반기 대졸 공채에 돌입한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22일 발표한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 전망’에 따르면 571개 상장사는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4만7580명을 채용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기업이 4만4648명으로 93.8%를 차지했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780명, 1152명에 불과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부장은 “올 하반기 공채는 ‘채용 대박’이 될 것”이라며 “내년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반도체·AI·자율주행 분야 채용 확대

KT 8월28일, SK 9월3일, 롯데·CJ 9월 5일… 4만 7000여명 '채용 큰 장' 열린다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4만 명에 이르는 인력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한 채용 인원(2만~2만5000명)의 두 배에 가깝다. 물론 이 규모는 대졸 신입사원뿐 아니라 고졸·경력직 등을 포함한 숫자다. 채용은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반도체·디스플레이·AI가전)와 삼성전기(적층세라믹콘덴서) 삼성SDI(전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서 접수는 9월 중 전자·금융·기타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공지한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10월 셋째 주 일요일인 21일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의 인턴·상시채용을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대졸 공채 비중을 전체 채용 인력의 50% 이하로 낮춰 뽑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상반기부터 친환경(전기·수소),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분야 경력직을 수시 채용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채용설명회 ‘현대차 잡페어’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상반기 공채부터 역사에세이를 없앤 현대차는 필기시험을 10월6일에 치른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에 15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한 만큼 신규 인력 채용이 급하다. 지난 7월 여름방학 중에는 올 들어 세 번째 채용을 하기도 했다. 하반기 공채까지 합하면 지난해처럼 신입 채용만 네 차례 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대졸 신입 채용 규모는 1000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올해 SK그룹의 종합 인·적성검사(SKCT)는 2주일 앞당겨진 10월14일에 실시된다.

LG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연구인력을 현재 1만7000명에서 2020년까지 2만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가전·전장·로봇 등 인력 충원을 계획 중이며, LG화학은 차세대 신소재 개발 인력 채용을 늘릴 예정이다.

◆AI 채용도 확대… 조선업은 채용 불투명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부재여서 뚜렷한 투자 채용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다만 e커머스와 물류, 정보기술(IT), AI 분야 채용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하반기 공채부터 전 계열사에 AI를 활용한 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AI가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를 검토하므로 ‘온라인 베끼기’는 금해야 한다.

포스코는 그룹 전체 비즈니스를 스마트사업으로 재편 중이다. 올 상반기 채용에선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AI·안전 분야 관련 자격증 소지자, 공모전 수상자, 창업 경험자를 우대하기도 했다. 상반기 600명을 뽑은 포스코그룹은 하반기에 9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3만5000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기계·방산 7000명, 유화·태양광 5000명, 금융 3000명, 서비스 2만 명 등이다. 한화는 2013년부터 인·적성시험을 폐지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강화하고 있다. 수주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아직 채용 규모를 잡지 못하고 있다. CJ그룹도 다음달 17일까지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CJ는 연초에 1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하반기 공채에선 500~600명 선을 뽑을 전망이다.

◆한은 60명… 광주은행 역대 최대 채용

금융권은 올 하반기 46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 채용 규모가 금융권 전체 채용의 절반을 차지한다. 국민은행은 빠르면 이달 31일부터 지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는 논술시험이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모두 객관식 필기시험으로 출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신입사원 400명, 전문경력직 200명 등 모두 600명을 뽑는다. 다만 농협은행(5급)은 논술시험을 유지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의 두 배 규모인 500명을 선발한다. 매년 1박2일 합숙면접을 실시해온 KEB하나은행은 올해부터는 종일면접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상반기 채용을 진행했던 우리·신한은행은 10월께 신입을 뽑을 예정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광주은행은 사상 최대 규모인 7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다만 인력의 70% 이상은 광주·전남지역 인재를 선발하기로 했다.

공공기관들도 올 하반기 역대 최대인 1만2700여 명을 신규 채용한다. 한은은 지난해(70명)보다 줄어든 60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134명), LH(한국토지주택공사·175명)가 현재 입사지원서를 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달 말부터 386명의 대규모 채용을 한다. 이 밖에 한국전력공사(600명), 기술보증기금(57명), 신용보증기금(90명) 등도 채용을 예정하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