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등학교 교사와 그 자녀는 같은 학교에 배정하지 않는다. 최근 고등학교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사-자녀 같은 학교 배정 안 한다
교육부는 17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고교 교원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되지 않도록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단, 농·산·어촌 등 학교 간 거리가 멀어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게 불가피할 때는 부모가 자녀와 관련한 평가 업무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같은 고교에 근무·재학 중인 교사나 교사 자녀 중 원하는 이들은 이번 2학기에 전학·전보 조치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고교 2360곳 중 23.7%(560개교)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니고 있다.

현재 중3인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 기재항목도 축소하기로 했다. 일부 항목이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져서다. 먼저 소논문 활동과 봉사활동 특기사항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다. 수상경력은 현재처럼 기재하되 입시를 위해 대학에 제공하는 수상경력 수를 제한한다. 학기당 하나씩 고교 3년간 총 6개만 대입에 활용하도록 하는 안이 제시됐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상 몰아주기’ 등 학교현장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도 학생부에 적을 수는 있지만 대학에 제공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도 간소화한다. 기존 4개 문항에서 학업 경험(1번)과 교내활동(2번)을 합쳐 3문항으로 줄였다. 분량도 5000자에서 3100자로 축소했다. 서술 방식은 사실 중심 개조식에서 학생의 경험과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서술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교사추천서는 폐지했다.

입시 부정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자기소개서를 허위로 작성했거나 다른 사람이 써준 사실이 드러나면 대학이 해당 학생을 반드시 탈락시키거나 입학을 취소하도록 바꿨다. 현재는 0점 처리만 해 지원자가 정원보다 모자라면 합격을 막을 수 없다. 대입 블라인드면접을 도입하고 수시 적성고사 폐지와 논술전형의 단계적 폐지도 추진·유도할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