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폭염으로 낙동강 등 상수원 7곳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됐다고 12일 밝혔다.조류경보 발령지역은 지난달 말 경북 영천호를 시작으로 이달 초 낙동강 강정고령과 창녕함안에 이어 8일부터 낙동강 칠곡, 대청호 문의수역, 안계호, 운문호 등 4곳이 추가되면서 7곳으로 늘어났다.상수원은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당 1000개 이상 조사결과가 2회 연속 나오면 '관심', 1만개 이상일 때 '경계', 100만개를 넘으면 '조류대발생' 등으로 조류경보가 내려진다.이달 둘째주 ㎖당 유해남조류 수가 5만9489개인 낙동강 창녕함안과 1만8741개인 낙동강 강정고령은 '경계' 상태다. 6726개를 채집한 영천호 등 나머지 5곳은 '관심' 수준이다.환경부는 8월 넷째주까지 낙동강을 중심으로 강한 강도의 녹조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상 녹조는 기온 하락으로 소강추세에 접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남조류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4대강 16개 보 대표지점(상류 500m) 가운데 측정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곳들이 속출했다. 낙동강은 구미보, 칠곡보를 제외한 6개보에서 유해남조류수가 ㎖당 1만개를 넘겨 '경계' 기준 이상으로 집계됐다. 창녕함안보는 6일 71만5993개로 측정돼 2013년 측정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는 2015년 8월17일 55만6740개였다. 9일 추가 분석 결과에서도 여전히 51만7616개였다.백제보는 6일 39만8820개로 2014년 7월17일(13만7540개) 기록을 경신했다. 10일 내외로 체류시간이 긴 죽산보는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26만개를 기록하기도 했다.조류경보가 발령되면 환경부는 발령 단계별로 매주 1~3회 수돗물 수질검사를 한다. 조류독소와 맛·냄새물질이 정수처리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다행히 올해 117건 검사 결과에선 아직 조류독소가 한 차례도 검출되지 않았다. 맛·냄새물질인 지오스민과 2-MIB는 각각 5건에서 최대 0.006㎍/ℓ로 검출됐으나 먹는물 감시기준(0.02㎍/ℓ)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참고로 이들 물질은 독성은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 함유되면 흙냄새와 곰팡이냄새를 발생시킨다. 이달 20~26일까지 녹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는 그 전에 안동·임하·합천댐 환경대응용수 방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수계별로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취·정수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 조류경보 발령이 우려되는 한강친수활동구간과 관련해 13일 한강유역환경청 주관으로 '녹조대응 유관기관 협의체'를 개최한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팔당댐 관리기관)과 취·정수대책을 점검하고 녹조 비상대응방안을 모색한다. 13일엔 문의수역에서 취소하는 청주 지북정수장을 전문가와 합동점검을 벌인다. 14일엔 '수질관리협의회'를 열어 대전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세종시 등 약 12개 기관과 대책 및 오염원 관리현황을 살핀다.송형근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폭염기간 녹조 발생에 대응하여 지자체, 관계기관과 함께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국민적 우려가 높은 낙동강은 상류댐 여유용수를 활용해서 녹조를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부산 낙동강 하류에 녹조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식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28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물금 취수장과 매리 취수장 주변을 현장 조사한 결과 남조류 개체 수가 7천400개(cell)/㎖로 측정됐다.낙동강 하류는 중·상류와 달리 조류경보제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지만 조류경보제 기준 '관심 단계' 수준의 남조류가 나온 것이다.조류경보는 남조류가 1천개(cell)/㎖ 이상일 때는 '관심', 1만개 (cell)/㎖ 이상일 때는 '경계', 100만 개(cell)/㎖ 이상이면 '조류 대발생'으로 3단계로 운영된다.해당 수치는 비가 많이 내린 지난해 7월보다는 조금 더 많은 것이지만 평년 기준(남조류 5천cell/㎖)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부산시는 밝혔다.하지만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다음 주 내로 낙동강 하류 녹조가 '경계' 단계로 나빠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시의 한 관계자는 "낙동강 좌측과 중앙부에 특히 녹조가 많이 관찰되고 있고 매리 정수장 녹조가 물금 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 "'경계' 단계에서는 취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시는 녹조가 취수구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설치한 조류 차단막을 재점검했다.또 조류 증식을 막기 위해 고압수를 뿌리는 살수시설을 지난달부터 가동 중이다.남조류 농도를 원격으로 측정하는 장비를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도 진행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상류 지역은 보를 개방하면서 평년보다 녹조 발생 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낙동강 하류도 하굿둑 개방을 통해 정체 수역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수문 개방 후 고요했던 물 힘차게 흘러내리는 모습 보여환경단체 "생태계 건강해져" vs 농민 "농사 망쳐" 반발"1년 전과 비교하면 녹조도 줄었고 물에서 냄새도 덜 납니다."정부가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 29일 낮 낙동강 강정고령보.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보 인근에서 산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지난해 6월 1일 4대강 보 가운데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를 비롯해 전국 6개 보 수문을 개방했다.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강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녹조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송사리 떼가 물에서 헤엄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왔다.장맛비에 쓰레기가 떠내려와 쌓여 있는 곳도 일부 있었지만, 수문 개방 후 고요했던 물은 힘차게 흘러내렸다.정부는 보 개방 이후 수문을 연 보를 중심으로 조류농도가 줄어드는 등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또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이 증가했고, 악취 등으로 문제가 됐던 노출 퇴적물은 식생이 자라나면서 변했다고 밝혔다.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강정고령보 다리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이 탁했던 낙동강 물 색깔도 상대적으로 연해졌다"고 말했다.반면 수문 개방 이후에 보 인근 농민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망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대구 달성군 다사읍 농촌지도자회 등은 지난해부터 수문 개방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걸고 보 개방이 농작물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실제 올해 초 낙동강 수위 저하에 따라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에 있는 양수장 6곳 가동은 멈추기도 했다.일부 주민들은 "마늘·양파가 수분 부족으로 잎이 마르고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지자체는 지속적인 가뭄과 강 수위 저하로 농작물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수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수문 개방 이후에도 녹조가 번져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7일 "지난해보다 3주가량 늦지만, 강정고령보 남조류 세포 수가 기준치를 초과해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