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방문조사 불응 이어 오늘도 불출석…'징용소송 개입' 피의자 입건
 김기춘, '재판거래' 조사 두 차례 거부… 14일 소환 통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석방되기 전 이미 한 차례 검찰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게 14일 오전 9시30분 출석하라고 재차 통보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실장 측은 전날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이날 조사를 받을 수 없다고 검찰에 알려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였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월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돼 상고심 재판을 받던 중 구속 기간 만료로 지난 6일 석방됐다.

그는 석방 직후 서울 시내 한 병원에 입원했다.
 김기춘, '재판거래' 조사 두 차례 거부… 14일 소환 통보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석방되기 직전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재판거래 의혹 조사를 시도했으나 김 전 실장 측이 거부해 무산됐다.

세월호 보고조작 사건과 보수단체 불법지원 사건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도 공소유지를 위해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는 검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2일 외교부 압수수색에서 김 전 실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전범기업 상대 민사소송에 개입한 단서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청와대에 근무하던 2013년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주철기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찾아가 강제징용 소송의 경과를 설명하고 법관 해외파견 확대를 청탁한 기록도 확인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을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간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인물로 보고 이미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조사를 두 차례 거부함에 따라 재차 출석을 요구했다.

계속 소환 통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기춘, '재판거래' 조사 두 차례 거부… 14일 소환 통보
검찰은 법관사찰 문건 등을 만든 혐의로 전날 오전 10시 소환한 창원지법 마산지원 김모(42) 부장판사를 이날 오전 5시까지 19시간에 걸쳐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김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제1·2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를 뒷조사하고 지난해 2월 인사이동 직전에는 문서 파일 2만4천500개를 무단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가 쓰던 PC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삭제된 파일의 복구를 시도하고 있다.

그가 생산한 의혹 문건이 방대한 만큼 한두 차례 더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