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 교사도 10여명· 피해 학생 대부분 고3…교육청·경찰 조사 착수
광주 모 여고 성희롱 피해 학생 180명 주장 파문
광주의 한 고교 교사들이 여고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 당국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고생들이 180여명에 달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데다 수능을 앞둔 고 3학생들에 집중되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도 10여명에 달하는 등 파문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광주시교육청과 해당 학교 등에 따르면 최근 관내 A여고 일부 학생들이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들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고 이 학교 교장에게 신고했다.

학생들은 다수의 교사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성희롱 피해를 봤으며 일부 교사의 발언은 성희롱·성추행 수위가 심각한 수준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은 해당 교사에 대해 이같은 행동을 중단해 주라고 요구하기도 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교장은 뒤늦게 학생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학생들을 상대로 한 자체 전수조사를 했으며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다수 나오자 지난 25일 교육청에 이를 보고 했다.

자체 조사에서는 전체 학생 860여명 중 180명이 성추행·성희롱 사실이 있다고 답했으며 대부분 고3 학생들에게 집중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1∼2학년 때부터 피해를 본 학생들이 많아 고3 피해 학생들이 많은 것 같으며 장기간에 걸쳐 교사들의 성희롱이 벌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교육청도 경찰·전문상담사 등과 함께 이 학교 전체 학생을 상대로 한 성희롱 피해 여부 전수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교사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이 장기간에 걸쳐 만연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히 조사해 가해 교원 분리 조치 등을 먼저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관련 교사에 대한 처분 여부와 징계 수위, 수사 의뢰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법인 이사장의 비리혐의로 학교 운영이 파행을 빚었으며, 시교육청이 지난해 3월 교육청 산하 교육정책연구소 소장을 이 학교 교장으로 파견했다.

이 교장은 부임 뒤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했다가 학부모와 동문의 반발로 취소하는 등 학교 안팎에서 잡음이 계속된 데다 이번 '스쿨미투'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이경호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교 성희롱과 성추행이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발생했다"며 "교육청 파견교장까지 있는 학교인 만큼 교육청의 관리 감독 부실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