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 변호사, 방명록에 '다시는 고문으로 목숨 잃는 일이 없게…' 글 남겨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 빈소에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르는 가운데 '고문에 의한 사망' 사실을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1987년 당시 최환 검사가 빈소를 조용히 다녀가 주목을 끈다.

그는 28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시민장례식장을 찾았다.

조문객들 속에 섞어 있는 바람에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고 당시 빈소를 지켰던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가 전했다.

조문 후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몇몇 인사들과 조용한 목소리로 담소를 나눴지만 대부분의 조문객들은 그를 몰라봤다.

그가 빈소를 다녀간 사실은 방명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그는 '이 땅의 우리 아들 딸들이 고문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다시는 없게 인권이 보장되고, 정의가 살아있는 민주화 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아드님 곁으로 가시어 영면하시옵소서'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그는 조문글 밑에 '1987년 당시 담당 검사 최환 합장'라고 적었다.
박종철 열사 부친 빈소 조용히 다녀간 '1987년 담당 검사'
현재 변호사로 일하는 그는 1987년 1월 14일 고문으로 숨진 박 열사의 시신을 화장하려던 경찰을 막아서고 부검이 이뤄지도록 해 진상이 밝혀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해 연말에 개봉한 영화 '1987'에서 배우 하정우가 분한 '최 검사'가 바로 그다.

조문 첫날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28일 오후 민갑룡 경찰청장에 이어 문무일 검찰총장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황철규 부산고검장과 김기동 부산지검장 등 검찰 간부들도 함께 조문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빈소를 찾아 "오늘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아버님이셨다.

이제 아프게 보냈던 아드님 곁에서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저녁 늦게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등 부산지역 기관장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부산지역 단체장, 기관장들은 대부분 29일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박종철 열사 부친 빈소 조용히 다녀간 '1987년 담당 검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