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이 금괴 존재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금괴를 담보로 발행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과의 관계도 부인했다.

최용석 신일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은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돈스코이호에 의미 있는 물건이 보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자 묶음이 단단한 밧줄로 선체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150조원이라더니… 의혹 투성이 '보물선' 해명
최 회장은 상자에 금괴가 담겨 있는지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상자를 찍은 영상·사진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군자금을 실은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나히모프호가 1905년 5월27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돈스코이호와 접촉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나히모프호가 금괴를 돈스코이호로 옮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실린 금괴 추정가치가 기존 150조원보다 낮은 1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말을 바꿨다.

신일그룹은 조만간 돈스코이호 인양 시기를 발표할 계획이다. 인양 비용은 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의 금괴를 담보로 발행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과 무관하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사명만 같은 별개 회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신일골드코인 등을 소개했다. 신일그룹 전 대표이자 설립자인 류상미 씨가 싱가포르 신일그룹 대표와 친인척 관계로 알려진 만큼 이 같은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행사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가자 기자들이 쫓는 ‘촌극’도 벌어졌다.

한편 경찰은 신일그룹 경영진의 투자 사기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