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교에서 잇따른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내신 성적에 대한 불신으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중심 전형보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심 전형에 더 높은 비중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회의 대입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시민정책참여단 550명이 참석하는 2차 숙의과정을 거친다. 정책참여단은 대입 개편안 관련 자료집 외에 그간 전국 각지에서 열린 토론회와 협의회 결과를 참고해 마지막 토론을 할 예정이다. 토론이 끝나면 시민정책참여단은 기존에 발표된 대입 개편 시나리오 4개에 각각 점수를 매길 예정이다. 공론화위는 이를 8월 초께 정리해 발표한다. 정책참여단이 매긴 점수는 사실상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학생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의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의 권고를,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 결과를 존중해 대입 개편안을 8월 말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잇따른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공론화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1학기 들어서만 서울 부산 광주광역시 등에서 내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불거졌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20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다음달 말까지 관련 지침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내신 성적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생 학부모는 “기존에도 교사별, 학교별로 수상경력, 봉사활동 같은 학생부 ‘비교과’ 영역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계속돼 학생부에 불신이 컸다”며 “최근 시험지 유출 사건이 계속 터지면서 학부모들끼리 모이면 ‘비교과뿐 아니라 교과성적도 믿을 수 없다’ ‘1년에 한번 다함께 치르는 수능이 제일 공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