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외국인 환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인 대신 이 지역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인천에 온 중국인 환자는 4622명에서 지난해 3229명으로 줄었지만, 러시아인은 1580명에서 2060명으로 늘었다. 카자흐스탄인도 이 기간 14% 증가했다.

시는 이 지역 환자 유치를 위해 국내 경쟁도시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고 16일 발표했다. 고령층 환자를 최우선 유치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퇴행성 질환자가 늘고 있지만 현지 의료기술이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주 메리어트호텔에서 현지 시민과 의료관계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연 인천 의료관광 설명회에는 부평힘찬병원(관절) 한길안과 나사렛국제병원(척추) 나은병원(심·뇌혈관)에서 파견한 퇴행성 질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박종민 한길안과 대외협력팀장은 “러시아에서는 백내장 치료를 받기 위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우리 병원을 찾는 이 지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전국 최초로 사후관리안심시스템(POM)을 운영한다. 외국인 환자가 자국에 돌아가서도 치료 경과를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재치료가 결정되면 항공료 및 체류비를 시와 병원에서 지원한다. 시는 환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러시아 남부 이르쿠츠크시에 의료관광상담센터 1호점을 지난 4일 개소했으며, 오는 9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 2호점을 낸다.

김혜경 시 보건정책과장은 “CIS 지역의 외국인 환자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