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검사와 검찰직 공무원들이 올여름에는 휴가를 제대로 갈 수 있게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인사 일정이 앞당겨지고 을지연습이 28년 만에 중단된 덕분이다.

"모처럼 8월 여름휴가 간다" 기대 부푼 검사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19일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지청장 등) 및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다. 대검찰청 역시 23일자로 일선 수사관과 실무관 인사를 할 예정이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인사가 늦어져 여름휴가를 못 간다’는 일선 검사들의 불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검찰 인사 시기를 조정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검사들은 여러 평가와 인수·인계작업 등이 몰리는 업무 특성상 인사 발표 전후에는 휴가를 내기가 어렵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 법무부 장관·검찰총장 취임 등으로 휴가를 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작년에는 상반기 인사 없이 하반기 인사가 8월에 이뤄져 여름휴가를 반납한 검사가 많았다. 올 들어 검찰 조직 내에서 3명이 과로로 숨졌을 정도로 업무 부담이 컸다는 전언이다.

한 부장검사는 “인사 전후에 휴가를 쓰면 ‘더 이상 일하기 싫다’는 의미로 해석됐다”며 “올해는 몇 년 만에 마음 편하게 휴가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시대응체계 훈련인 을지연습이 28년 만에 중단된 것도 검사들의 휴가 여건을 개선시켰다. 을지연습 기간 검찰은 형식적으로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휴가를 가더라도 2~3일에 그쳤던 예년과 달리 휴가 기간도 5일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무일 검찰총장부터 이달 말 5일간 휴가를 쓸 예정이다.

휴가 외에도 검찰은 최근 직원 복지에 관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올해 대검찰청에 전담 조직(복지후생과)을 처음 구성했다.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를 감안해 심리치료 프로그램인 ‘마음톡톡’도 도입했다. 대검은 SK그룹 계열사(베네피아)와 제휴해 전국 1000여 개 휴양시설과 한화 대명 금호 롯데 등 리조트 회원권 158계좌를 확보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