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수필을 표절했다며 소설가 신경숙 씨와 출판사를 상대로 출판금지 소송을 제기한 작가 오길순 씨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최희준)는 11일 오씨가 신씨와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2008년 출간)를 펴낸 출판사 창비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오씨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어버린 상실감을 소재로 한 《엄마를 부탁해》가 자신의 2001년 수필 《사모곡》의 내용을 따랐다며 표절을 주장했다.

2016년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도 신씨의 단편 ‘전설’, 장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의 일부가 일본 및 독일 작가의 소설을 표절했다며 신씨와 출판사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검찰은 “표절이라고 해도 업무 방해와 인세 편취로 보기는 무리”라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승소에도 불구하고 신씨가 작품 활동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러 표절 의혹이 제기된 2015년 신씨는 “일부 표절에 대한 지적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단편 ‘전설’이 실린 《감자 먹는 사람들》은 표절 논란 이후 절판됐다. 신 작가는 이후 신작을 내지 않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