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심의하는 서울시의회의 의장과 부의장, 10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서울시의회는 11일 제10대 원 구성을 위한 제282회 임시회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 10명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의장에 신원철 민주당 의원(3선)이, 부의장엔 김생환 민주당 의원(3선)과 박기열 민주당 의원(3선)이 당선됐다. 10개 상임위원장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지난 6일 결정된 구성과 같다. 민주당 원내대표에 김용석 의원, 운영위원장에 서윤기 의원이 선출된 상태다.

민주당은 당시 의총에서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회칙을 바꿨다. 기존엔 교섭단체 간 협상을 거친 뒤 각 정당 의총에서 투표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결정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교섭단체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지난 회기 때부터 논의돼온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차지한 의석수가 8석에 불과해 교섭단체를 꾸리지 못하는 상태다. 서울시의회 조례에 따르면 10인 이상 의원을 가진 정당만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 모든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원내대표가 임명하게 된 셈이다.

상임위원장 임명에 당론을 대표하는 원내대표의 입김이 반영되다 보니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이 반영된 예산안이나 관련 사업에서 각 상임위 의원이 독자적 의견을 내세워 견제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