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는 연간 시설 가동률이 70%를 넘어 포화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반파크와 K팝 광장 등 코엑스 일대 야외 공간의 복합 문화관광 명소화를 통해 찾겠습니다.”

이동원 코엑스 사장 "코엑스 '소프트파워' 키워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
이동원 코엑스 사장(59·사진)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집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무역센터 등 코엑스 일대를 전시·박람회, 국제회의, 콘퍼런스 등 행사는 물론 1년 365일 내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는 세계적인 복합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명소로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한된 시설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것”이라며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문 무역 전시·박람회에 다양한 문화와 예술 콘텐츠를 더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세계 최대 전자쇼)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가 세계적인 명성의 행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행사 자체의 경쟁력 외에 공연, 쇼핑, 문화, 예술 등 개최 도시가 지닌 다양한 콘텐츠가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공모를 통해 올해 3월 코엑스 제17대 사장에 선임됐다. 이달 초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국내 대표 종합 광고기획사 중 한 곳인 에이치에스(HS)애드에 입사한 뒤 32년 동안 광고 현장을 누빈 마케팅 전문가다. 지금도 백화점 등 매장의 디스플레이 기법을 통해 트렌드 변화를 읽는다고 소개한 이 사장은 소통과 교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마이스 명소가 되기 위해선 관련 업계는 물론 코엑스를 찾는 방문객 한 명 한 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기 위한 콘텐츠가 반드시 화려하고 유명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대표적 소비 트렌드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콘셉트에 맞춘 내실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코엑스의 이미지를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코엑스 일대 명소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5월 열어 75만 명의 국내외 방문객이 찾은 ‘C-페스티벌’에 이어 오는 10월 새 프로그램인 ‘여행페스타’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엑스가 주관한 ‘C-페스티벌’은 이날 축제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피너클(Pinnacle)어워드 멀티미디어 분야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 세계축제협회가 1987년 도입한 피너클어워드는 매년 세계에서 펼쳐지는 축제 중 우수 축제를 선정한다. 이 사장은 “10월에 여는 여행페스타는 단순 여행상품을 홍보하는 행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이자 일상의 일부가 된 여행의 다양한 매력을 살펴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사를 통해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주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연간 200여 개의 전시회와 3000여 개의 컨벤션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만 잘나가선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인근 지역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야죠. 코엑스를 중심으로 삼성동 일대 전체가 글로벌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인근 시설, 상점 등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