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이 7년 연속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최대 산업단지인 녹산공단 가동률도 60%대에 머물면서 불황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여파로 기업금융 경쟁의 최고 격전지가 공단지점에서 대단위 아파트나 상가에 인접한 지점으로 바뀌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 제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에서 경기전망지수(BSI)가 91을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지 못하면 경기전망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의미다.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지 못한 것은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확산하던 2011년 4분기 이후 28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부진의 늪에 빠진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 7년째 '흐림'
제조업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조선 기자재, 자동차부품, 철강 등 지역 주력 업종의 업황 회복이 더딘 탓이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정책 강화와 미·중 무역갈등 등 리스크 확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이 업황 부진의 원인이라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00), 화학·고무(105), 1차 금속(100)을 제외하고 의복·모피(70), 섬유(80), 전기·전자(83), 신발(88), 기계장비(88), 조선 기자재(94), 자동차부품(95) 등이 기준치에 못 미쳤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제조업체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 제조원가와 직결되는 환율 변동 및 유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제조업체가 밀집한 녹산공단 등 서부산권 산단 위기도 지속되고 있다. 70% 이상을 보였던 녹산공단 공장가동률은 2015년 1월 59.6%로 처음 60% 이하로 떨어진 이후 올 들어 1월 60.0%, 2월 58.2%, 3월 60.4%, 4월 60.5%를 기록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녹산공단 내 60%를 차지하는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등 운송장비, 기계업종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지사와 화전 등 녹산 인근 공단 경기도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 경쟁의 최고 격전지가 기업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공단지점에서 대단지 아파트나 상가가 인접한 개인금융 지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