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Biz] '낮잠자는' 상표권 분쟁 급증… 로펌들 희색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만 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저장상표’의 등록 취소심판 청구와 취소 인용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취소심판 청구 자격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도 생겼기 때문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은 상표 등록을 해놓고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저장상표 2172건을 지난해 등록 취소했다. 2016년(1207건)보다 80% 늘어난 규모다.

상표법은 상표 등록을 마쳤더라도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표 선택권과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저장상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상표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심판이 청구되면 상표권자는 등록 이후 3년 안에 해당 상표를 사용했다고 입증해야 한다. 상표의 전체적인 외관을 과도하게 변형하거나 사용하기로 지정한 상품이 아니라 다른 상품에 사용한 경우에도 취소 대상이다.

지난해 취소 건수가 급증한 것은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자격이 완화된 결과다. 2016년 9월 개정 상표법이 시행되면서 취소심판을 누구나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심판 청구와 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법률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 로펌 지식재산권팀 소속의 한 변호사는 “상표를 지키려는 측과 이미 등록한 상표를 사용하려는 측 양쪽 모두 취소심판과 관련해 자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