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진 "먹이활동으로 CO2 증가 생물 멸종사태 유발…인간 행동과 유사"
"5억년전에도 지구온난화…주범은 작은 해양생물"
약 5억년 전에도 생물의 대량 멸종으로 이어진 지구온난화가 있었으며, 이때는 바다에 등장한 지구 최초 작은 생물의 먹이 활동이 주범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엑시터대학 지구 시스템과학 교수인 팀 렌튼 박사 연구팀은 5억2천만~5억4천만년 전 바다에서 진화한 해양생물이 해저 바닥의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산소가 줄고 이산화탄소(CO2)가 늘면서 지구온난화까지 초래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밝혔다.

렌튼 박사는 "해저의 작은 생물은 정원의 벌레처럼 바닥을 휘젓고 다니면서 죽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이른바 생물교란작용을 한다"면서 "대양의 바닥 전체가 생물교란상태로 바뀔 때 그 영향이 너무 커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5억여년 전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대양의 산소가 줄어든 것은 확인했지만, 지구 최초의 해양생물들은 예상과 달리 바닥 침전물의 최상층부만 약간 휘젓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처음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가장 낮은 단계 생물의 활동으로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예측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식물성 플랑크톤이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이 작은 해양 유기체도 대기 구성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리즈대학의 벤저민 밀스 연구원은 "작은 생물이 대양과 대기의 산소를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초래할 정도로 이산화탄소를 늘렸다"면서 "지구 역사에서 이 시기에 온난화가 발생했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생물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는 점은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기후를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렌튼 교수는 이와관련, 당시 해양생물이 유발한 지구온난화로 이후 1억년 동안 많은 멸종사태가 이어진 점을 지적하면서 "지구 초기 생물이 자신들에게 해가 되는 방식으로 세계를 바꾼 것과 지금 인간이 지구에 하는 행동에는 흥미로운 유사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