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원·학생·동문 등 전 구성원 손으로 뽑은 첫 민주 총장
성신여대 양보경 총장 취임… "정의롭게 대학 운영해 가겠다"
193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학내 모든 구성원이 직접 뽑은 성신여대 양보경(63) 신임 총장이 2일 취임했다.

양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 수정캠퍼스에서 열린 11대 총장 취임식에서 "성신여대는 긴 세월 동안 독선과 전횡 속 혼돈의 시기를 보냈지만, 성신 가족들이 포기하지 않은 결과 그토록 염원했던 새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100%에 가까운 교수와 직원 투표율, 50%를 넘긴 학생과 동문 투표율로 보여준 학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한국 대학 자치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성신의 민주화와 정상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양 총장은 '정의로운 우리대학 함께해온 희망성신'이라는 선거운동 구호를 잊지 않겠다며 "어떻게 하는 게 정의로운 것인지 숙고하며 대학을 운영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 최대한 수용하는 수평적인 리더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양 총장에게 자리를 넘겨준 김호성 전 총장은 "여러분이 있어서 260일간 민주적인 총장 후보 선거제도 마련과 총장 후보 선출, 10년 넘게 지속한 파행 속 쌓인 적폐청산 등 학교 정상화와 발전의 주춧돌 놓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총장은 "짧은 기간 매듭짓지 못한 난제는 양 총장이 슬기롭게 잘 처리해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우니 우리 손으로 뽑은 총장을 도와 집단지성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해가자"고 강조했다.

양 총장의 약력을 소개하려고 무대 위에 오른 김도형 부총장은 "20년 가까운 질곡의 세월 동안 자의 반, 타의 반 그 중심에 서 있었는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날이 많았다"며 "이런 날이 와 감개가 무량해 목이 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성신여대에 앞서 지난해 학내 구성원들이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과 상지대 정대화 총장,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회 박순준 이사장 등이 참석해 양 총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김 총장은 축사에서 "저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직선제 총장으로 취임했다"며 "양 총장의 포부를 들으면서 동병상련의 마음을 갖게 되고 그의 어깨에 놓인 사명감이 얼마나 무겁고 클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 대학을 갈망하는 학내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양 총장은 신임 교수 시절부터 정의를 추구하며 살아오셨고, 그 모습이 이 순간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양 총장은 취임식을 마치고 첫 공식 일정으로 각 단과대학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 소속 학생들을 만나 대화할 계획이다.

성신여대에는 총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아 현재 중운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성신여대 양보경 총장 취임… "정의롭게 대학 운영해 가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