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귀국 기자회견 현장에서 날계란을 던진 사건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만만찮다. 축구 팬의 정당한 의사표현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뛴 선수들을 모욕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처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축구대표팀에 계란투척 소동… 맞은 사람 없어도 처벌 될까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대표팀의 기자회견 도중 일부 팬이 선수들을 향해 날계란을 던졌다. 직접 맞은 선수는 없었지만 바닥에 떨어져 터진 계란이 손흥민 선수 바지에 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사진). 날계란은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인 물건이지만, 상황에 따라 부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계란을 던진 사람은 경호원에 의해 곧바로 제지됐다. 기자회견장에서 쫓겨나는 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계란 투척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글 50여 개가 게재됐다.

계란을 던진 행위는 폭행죄 적용이 가능하다.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위해를 목적으로 위법한 물리력을 행사했다면 폭행죄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2001년 방한한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탄 차량에 계란을 던진 시민단체 회원 김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폭행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이 힘들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는 계란 투척자를 처벌해달라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폭행죄가 아니더라도 경범죄로 처벌할 여지는 있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신체나 다른 사람 또는 단체의 물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곳에 충분한 주의를 하지 않고 물건을 던지거나 붓거나 또는 쏜 경우’는 처벌 대상이다.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이 부과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013년 일본대사관에 계란을 던지고 소란을 피운 오모씨에게 경범죄처벌법에 의거해 범칙금 3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