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들어온 예멘인들의 집단 난민 신청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동시에 열렸다.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일대에서는 난민법 개정, 무사증 제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블로거 ‘일반국민’을 중심으로 모인 난민 반대 시민단체 ‘불법난민신청 외국인대책국민연대’가 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000여 명(경찰 추산 700명)의 시민이 모였다. 서울에서 난민 문제로 집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출국 추방 방어, 경제적 이익, 자국 징집 회피 목적으로 떠돌며 난민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난민 신청을 하는 이들을 저지해야 한다”며 “강력한 난민법과 제도 구축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이 먼저다’ ‘누구를 위한 나라냐’ 등의 팻말을 들었다. 집회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시민이 참여했다. 집회에 나온 대학생 박모씨(27)는 “무슬림 난민을 받아준 유럽 국가에서 테러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집회는 오후 9시 반까지 이어졌다.

반면 같은 시간 세종로파출소 앞에서는 시민단체 ‘벽돌’이 예멘 난민 수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100여 명(경찰 추산 7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가짜 난민은 없다’ ‘난민 무비자 입국 허용하라’ ‘사랑은 혐오를 이긴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난민발 범죄를 걱정하는데 통계를 보면 범죄가 많다고 알려진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도 한국인 범죄율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또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말로는 안전을 원한다면서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