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와 인연 깊은 곳… 시·문학 꽃피는 명소로 만들 것"
서울 은평구 신사동 신사근린공원에 독특한 이름과 외관의 도서관이 들어섰다. 지난 21일 개관한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이다.

27일 도서관에서 만난 김종철 관장(사진)은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의 한 구절에서 도서관명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시인은 이 시에서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이곳과 가까운 불광동 친구 집으로 가는 길을 묘사했다고 합니다. 시인의 또다른 대표시인 ‘별 헤는 밤’에서 따온 ‘별별별 도서관’ 등도 도서관명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한 현재 명칭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윤동주와 신사동의 인연도 깊다. 윤동주가 다녔던 평양 숭실학교의 후신인 숭실중·고등학교가 도서관 인근에 있다. 김 관장은 “이 지역이 시인과 이처럼 인연이 깊지만 문화시설은 열악한 편”이라며 “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시와 문학이 꽃피는 동네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은평구 일곱 번째 공공도서관인 이 도서관은 2016년 착공해 1년6개월 만에 개관했다.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 시인을 테마로 한 시·문학 도서관으로 지어졌다. 규모는 크지 않다. 3층짜리 건물에 연면적 1983㎡, 장서 1만473권 수준이다. 2층에 마련된 시문학전시실에는 윤동주와 관련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윤동주 시집 초판(1948년)과 1950~1960년대 개판된 시집 희귀본들이 전시돼 있다. 수집가들이 기증하거나 무료로 빌려준 것들이다. 김 관장은 “시·문학이란 주제에 맞춰 시와 소설, 비평 등 문학 관련 콘텐츠 확보를 중점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에게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은 새로운 도전이다. 30여 년 대학 도서관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성격이 다른 공공도서관 근무는 처음이다. 그는 동국대 도서관에서 30년간 근무한 뒤 2014년부터 대학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을 맡았다.

“대학 도서관이 연구 지원 위주라면 공공도서관은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 등이 강조됩니다. 생소한 부분도 있지만 도서관 운영이라는 큰 틀에서는 비슷한 부분도 많아요. 도서관에 많은 문화 행사를 유치해 이 지역의 부족한 문화시설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글=홍윤정/사진=신경훈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