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정신의학회 "약국 자살예방사업은 불법 의료행위"
복지부·약사회 "진료가 아니라 자살 충동 약물에 복약지도"


의사단체들이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추진하는 약국의 자살예방 시범사업을 "불법 의료행위"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약사회는 "진료가 아닌 자살 위험 약물에 대한 복약지도"라며 진화에 나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2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자살예방 비전문가인 약사들이 상담한다는 건 진료행위로 오해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잘못된 약국 자살예방 시범사업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자살예방 상담을 하고 싶다면 의사면허를 따야 할 것"이라며 "약사의 불법 의료행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참여 약국에 건당 7천원의 상담료를 지급하고, 비의료인인 약사에 문진 등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사항"이라며 "상담을 강행하는 약국 하나하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와 약사회는 이 사업이 자살예방을 위한 '상담'보다는 자살 충동을 자극하는 약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복약지도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의사단체들 반발이 약국 자살예방사업이 일부 부풀려진 채 알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우울증 자가진단지 등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하도록 돼 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관계자는 "약국에서 자살 충동 약물에 대한 복약지도를 철저히 하고 자살 고위험군을 정신과 등에 연계하는 것"이라며 "상담료는 수가 개념이 아니라 지역 약국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표현을 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사회 관계자도 "약사가 문진과 같은 진료행위를 할 경우 의료법 위반이므로 시행되지 않는다"며 "진료행위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 대중들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약국에서 정확한 자살 충동 약물을 안내하고, 고위험군 발굴 시 의료기관이나 유관단체에 이첩해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