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간 1시간 보장하려면 보조교사 5만7천명 필요…충원은 6천명뿐
"현실성 떨어지는 보육교사 휴게지침… 8시간 연속근무 허용해야"
"보육교사들은 점심시간에 밥을 먹다가도 아이들에게 달려가 닦아주고 먹여주고 치워줘야 합니다. 낮잠시간에는 아이들이 깨지 않는지 불편함은 없는지 보살펴야 합니다. 이런 시간에 쉬라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2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보육교사 휴게시간 지침은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영유아와 밀착생활을 하는 보육교사에게 '근무 중 휴식'은 그림의 떡일 뿐이며 고용노동부가 진정으로 이들의 휴게시간 보장 의지가 있었다면 이들을 특례업종에 포함해 '8시간 연속근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3만명의 보육교사가 하루 1시간씩 쉬려면 하루에 4시간 근무하는 보조교사 5만7천명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100억4천400만원을 들여 신규 보조교사 6천 명만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또 보건복지부가 일선 어린이집에 내려보낸 보육교사 휴게지침 공문을 보면 낮잠시간에 보육교사 1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를 2배로 늘려 교사들의 휴게시간을 보장하라고 했는데 이는 전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낮잠 자는 시간에 아이들이 안전하니 나가서 쉬고 오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만에 하나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에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정당한 처우를 보장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며 "복지부는 100억이 아닌 1천억을 투입해서라도 '아동 최우선의 원칙'에 따라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