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자를 공개채용 중인 카카오뱅크가 지난 20일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개발·기획 등 6개 분야의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2시간 동안 구직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카카오뱅크 제공
경력자를 공개채용 중인 카카오뱅크가 지난 20일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개발·기획 등 6개 분야의 카카오뱅크 직원들이 2시간 동안 구직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카카오뱅크 제공
지난 20일 오후 7시 서울 역삼동 위워크(WeWork) 역삼점.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이날 출범 후 첫 대규모 경력직 공채를 앞두고 개발자 기획자 등 6개 모집 분야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무설명회를 열었다. 사전 신청자 700여 명 가운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200명이 설명회장을 찾았다. 경력자 채용이어서 그런지 넥타이 정장 차림의 30~40대가 주를 이뤘다.

한 참석자가 “이번에 합격하면 주된 근무지는 어딘가요?”라고 묻자 회사 관계자는 “판교 사무소에서 근무한다”며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라고 답했다. 설명회는 카카오뱅크 개발자·기획자의 직무설명회와 개별 직무상담으로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효연 카카오뱅크 인사담당자는 “신규 사업 진출과 서비스 확장 등에 따른 인력 수요가 생겨 대규모 채용을 하게 됐다”며 “채용 규모는 최대 100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했다.

◆6개월 이내 재지원 금지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카카오뱅크, 경력자 100명 공채… 금융권 '인재 쟁탈전' 벌어지나
카카오뱅크가 출범 1년(7월27일)을 앞두고 100명 안팎의 경력직 공채를 한다. 모집 분야는 개발부문 12개 직무(채널 모바일 개발, 채널 서버개발, 코어뱅킹, 플랫폼 기술, 빅데이터 등)와 일반부문 15개 직무(서비스 기획, 디자인, 상품기획, 전략, 준법감시·법무, 리스크, 감사 등) 등 모두 27개 직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부분이 개발 분야 채용”이라며 “일반 분야는 소규모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서는 오는 30일까지 카카오뱅크 인재영입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1차 실무면접, 2차 임원면접 등이다. 채널 모바일 개발 등 개발직군은 1차 면접을 앞두고 코딩테스트를 한다. 1차 면접은 화상으로도 할 수 있지만 2차 면접은 면접장에 가야 한다. 최종합격자는 8월 말~9월 초 입사하게 된다. 다만 과거 불합격한 이력자는 지원 시점으로부터 6개월간 재지원이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신입 직원은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통해 뽑고 있다. 필요한 분야의 수시채용이므로 채용사이트를 자주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원 자격으로 관련 분야 경력 3년 이상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코어뱅킹 계정계 개발자 채용은 ‘은행 정보기술(IT) 개발 경력 3년 이상이면서 은행 계정계 업무 개발이 가능한 사람(고객 전자금융 분야)’으로 한정했다. 서비스 기획자 채용에는 ‘최신 모바일 트렌드 및 핀테크(금융기술)·신기술 이해도가 높은 사람으로 3년 이상의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기획 경력자’가 지원할 수 있다.

◆카뱅 또 금융권 채용 돌풍?

이번에도 은행권 재직자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일어날까? 카카오뱅크는 정식 출범을 앞두고 2016년 경력직 130명을 채용했다. 당시 지원한 사람만 3000명을 넘었다. 경쟁률은 무려 23 대 1. 지원자의 70%는 억대 연봉을 받던 현직 금융권 차장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카카오뱅크 주주인 국민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채용에서도 200여 명이 지원해 1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떨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뱅크 측은 채용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면서 인재들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때부터 직급제도를 없애고 본명 대신 영어 이름을 사용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수평적 조직문화’는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요소여서 30대 초반 젊은 금융인의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봉과 관련해 카카오뱅크 측은 “직급제도가 없어 직급·연차에 따라 정해진 연봉이 없다”며 “2차 면접 합격 후 지원자의 이전 직장 소득자료를 바탕으로 연봉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중은행이 긴장한 가운데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뱅크 채용에서 과거만큼 대규모 지원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디지털 분야를 확충하면서 카카오뱅크와의 차이를 좁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