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숨은 영웅

관악경찰서 '폴리스데스크'
영어·중국어 능통…카톡상담도
"외국인 학생 심리적 장벽 낮출 것"
‘폴리스데스크’를 운영하는 서울 관악경찰서 외사계 팀원들이 포스터를 들고 있다.

‘폴리스데스크’를 운영하는 서울 관악경찰서 외사계 팀원들이 포스터를 들고 있다.

서울대 언어교육원 4층에 설치된 ‘폴리스데스크’. 폴리스데스크를 알리는 포스터에는 “When you need crime counseling, contact police desk(신고 상담이 필요할 때 폴리스데스크로 연락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문구 아래에는 세 명의 젊은 경찰관 사진과 각자 담당하는 언어, 이메일, 카카오톡 아이디가 적혀 있다. 중국어로 적힌 같은 디자인의 포스터도 발견할 수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서울 관악경찰서 외사계에 소속된 이석준 경장(32), 정진우 경사(37), 하창수 경사(30). 폴리스데스크는 지난해 3월 서울대 외국인 학생들이 범죄를 당하거나 경찰이 필요할 때 24시간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외국인 학생들이 주로 오가는 언어교육원에 자리를 마련했다. 대학 안에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경찰센터가 설립된 건 서울에서 처음이다.

2016년 서울대 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울대에 재직 중인 외국인 학위과정 유학생은 1337명이다. 학위과정이 아닌 외국인 학생까지 합하면 그 수는 매년 4000여 명에 달한다. 이에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돕고자 30대 젊은 경찰들이 의기투합해 폴리스데스크와 24시간 상담 시스템을 고안했다.

영문과를 졸업한 이 경장이 영어, 중국에서 대학을 나온 정 경사가 중국어를 맡았다.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상담 요청을 받고 온라인으로 답변을 주거나 상담이 필요한 사안은 폴리스데스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피해 사례는 자취방 전세금, 물품 분실 등 단순 민원부터 스토킹, 성추행 등 범죄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정 경사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토킹·성추행 범죄가 많지만 언어가 원활하지 않아 증거를 직접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며 “상담과 지도를 통해 범죄를 차단하고 분기별로 연락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서울대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 커뮤니티에 폴리스데스크를 홍보해 전국에서 상담 요청이 들어온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유학생들의 제보를 모아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를 검거했다.

최근에는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과 협력도 시작했다. 이 경장은 “법적인 문제는 경찰이 도움을 주고 전문상담사의 조언이 필요하면 대학생활문화원에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과 경찰 사이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게 이들의 최종 목표다. 정 경사는 “타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이 부담 없이 연락해 A부터 Z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폴리스데스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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