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피해자 보호 지원 업무' 실행되게 경찰에 후속 조치 필요

… 김철진 경위(서울지방경찰청 동작경찰서 청문감사관실)


올 4월17일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이 피해자보호·지원업무를 명시한 내용으로 개정되면서 피해자 보호·지원업무가 명실상부한 경찰의 업무로 규정됐다. 그렇다면, 법률에 명시된 업무에 따른 예산도 실질적인 분야 만큼 경찰청에서 직접 요구하고 사용 할 수 있는 법률적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지원이 될 수 있도록 각 기관에서 허심탄회하게 국민과 피해자만을 생각하는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과 “물 들어올 때 노 젓 는다”라는 우리 속담도 있다. 이는 모든 일은 혼자 보다는 더불어 해야 하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법 개정에 따라 피해자 지원 예산의 배정 지원체계가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은 나 혼자만의 바램일까.


지난주 관내에 피해자가 발생해 지원 상담을 위해 뛰어다니던 중 피해자 가족 한 분과 상담한 적이 있다. 그가 아내의 피해를 떠올리면서 고통스런 얼굴로 절실한 지원을 물을 때 명쾌한 답변 보다 "지원을 검토하겠다" "연계 의뢰하겠다"고 말을 전하며 막막함과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러면서 무심코 흘리는 눈물을 닦도록 옆에 있던 티슈 한 장 건네면서 번뜩이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아! 뽑아 쓰는 티슈처럼 피해자의 치료비 등 경제적 지원을 이처럼 간편하고, 꼭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지난해 경찰교육원에서 피해자 지원 심화과정을 교육받던 당시 경찰청 심리학 전공 교수가 하던 말 중에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절실한 지원에 목말라 할 때 너무 달래려 하지 말라. 그럴 때는 차라리 옆에 있는 티슈라도 조용히 건네고 아픔을 달래주는 것이 한결 낫다”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이해됐다.

모름지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란 피해 당사자가 가장 절실한 시기에 꼭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피해를 당한 초기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주거지 또는 정상생활 복귀를 위한 신속한 노력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경찰청에서는 2015년 2월 피해자보호 원년을 선포했다. “상투적 접근이 아닌 피해 회복과정에의 동반자, 동행론” “타 기능 지원에서 소외되는 피해자가 없도록 보호하는 그물망, 조직론” “피해자, 경찰관, 지원 단체를 잇는 소통의 징검다리, 마중물론” “통계관리, 정책 제언을 통한 국가정책 수립의 씨앗, 역할론”이라는 기본 목표를 세우고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전국 경찰관서에서 피해자전담관 278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매일 발생되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다. 경찰청은 법무부에서 편성한 예산을 가져다 쓰는 체계이다. 물론 소중한 예산을 티슈, 휴지처럼 쓰자는 것은 아니다. 재 법무부장관에서 총리 산하로 격상 추진 중인 범죄 피해자 보호위원회의 실무위원회를 법무부와 경찰청에 각각 두고 예산 사용 권한을 분산 위임하면 될 것이다.


피해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경찰에 예산 사용의 권한이 주어진다면 지원이 필요한 절실한 피해자에게 쉽게 뽑아 쓰는 티슈처럼 피해자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 줄 꼭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다. 물론 부처간 이해 관계로 어렵겠지만, 반드시 시행이 필요하며 예산 관련 법규체계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기고]경찰 피해자 보호지원 업무 후속 조치 필요… "예산 배정 등 제도 개선해야"

김철진 서울지방경찰청 동작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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