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인 10명중 8명, 남북, 북미 관계 개선 기업경영에 긍정적 평가
남북경협 본격화 되면 응답 기업인 절반이 대북투자와 진출에 의지 표명
부산기업인들,남북경협 기대감 상승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부산지역 기업인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빠른 속도로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21일, 남북경협에 대한 기업인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응답 기업인은 180명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인 10명중 8명의 기업인들이 남북과 북미 관계 개선이 기업 경영활동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이는 남북경협에 대한 지역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조사 기업인 중 78.4%가 최근의 남북관계 개선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반면 ‘영향 없다’와 ‘부정적 이다’라고 응답한 기업인들은 각각 17.2%, 4.4%였다.

남북경협의 실질적인 조치가 진행된다면, 대북 투자 또는 진출 의향에 대해서도 응답 기업인 49.4%가 투자와 진출에 의지를 표명해 많은 기업인들이 남북경협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보았다. 북한이 저임금 이외에도 접근성, 문화와 언어의 동질성 등으로 다른 해외지역보다 투자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 개성공단 진출기업 모두 공단의 재개를 기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과거 개성공단 폐쇄 사례에서 보듯 경협중단 사태 재발 방지와 피해 보상에 대한 법과 제도의 마련은 반드시 선결돼야 할 과제다.대북투자 및 진출 유망업종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비중인 24.3%의 기업인이 단기적으로는 신발, 섬유 등의 노동집약 업종을 대북경협 유망 1순위로 꼽았다. 부산의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도 의류 제조 또는 신발 완성품과 원부자재 생산 기업이었다.

‘건설․토목업’과 ‘항만․철도․물류운송업’에 대한 응답도 각각 21.5%, 20.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본격적인 개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북한의 취약한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과 북한과의 철도 연결로 항만물류 분야에서 부산의 역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타 유망산업으로는 ‘관광,유통,서비스업’ 14.8%, ‘해양,수산업’ 9.2%, ‘자원개발업’ 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에 대해서는 ‘안정적 경영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요구가 전체 응답의 41.7%로 가장 많았다. 이는 개성공단 폐쇄, 대북정책 변동성 등 정치적 리스크가 남북경협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입증하는 결과다.

실효성 있는 피해보상에 대한 법과 제도화에 대해서도 28.6%의 기업인이 필요성을 인정했고, 정부차원의 남북경협 비즈니스 로드맵에 대한 요구도 11.4%나 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남북경협에 대한 지역 기업인의 긍정적인 의사를 확인했다"며 "남북경협 추진위원회 발족 등을 통해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과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 기업인들이 선제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