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의 국제통상팀. 광장 제공
법무법인 광장의 국제통상팀. 광장 제공
국가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각종 수입규제 수단을 총동원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까지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몰려드는 규제 파고에 맞춰 새로운 국제통상 전략을 모색 중이다. 국제통상 분야 전문가는 해당 국가 사법제도의 특수성에 대한 높은 이해뿐 아니라 국내와 현지 간 적극적인 소통 능력도 필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쪽 모두에 전문성을 갖춘 국내 대형 법무법인(로펌)을 찾는 국내 기업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배경이다.

전문인력 영입으로 원스톱 서비스 제공

주요 로펌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 외에도 행정부와 국회 등에서 관련 실무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인력을 고문이나 전문위원으로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광장은 국제통상그룹과 국제통상연구원을 동시에 가동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박태호 국제통상연구원장, 주제네바대표부 대사와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 대표를 맡았던 최석영 고문을 선두로 주현수 변호사(35기), 조영재 미국변호사, 정기창 미국변호사, 진성백 회계사, 최웅 회계사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 광장의 국제통상그룹은 세계 최대 로펌 평가기관인 체임버스앤드파트너스에서 2013년부터 6년 연속 국제통상 분야 밴드 원(band 1) 로펌으로 선정되며 대외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發 세계 무역전쟁… '통상 베테랑 로펌'에 기대는 기업들
태평양의 국제관세통상그룹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회 출신 관련 전문가를 적극 영입했다. 금융위원장을 지내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의장과 세계무역기구(WTO) 및 한·미 FTA 협상에 참여한 신제윤 고문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낸 허경욱 고문 등이 태평양 소속이다. 아울러 김동현 회계사와 유세열 회계사 등이 각종 반덤핑 사건을 수행하고 있고, 특허 등 지식재산권 분야의 무역구제조치에서는 무역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판사 출신 이명규 변호사가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앤장 국제통상팀은 국제경제법학회 회장과 한·미 FTA 패널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정영진 변호사를 필두로 이혜민 전 주요 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 통상법 및 정책 분야 전문가인 안총기 전 외교부 2차관, 상품무역을 비롯해 무역기술장벽(TBT) 등의 의제에 정통한 이주형 변호사, 김성중 변호사 등 다수의 국내외 변호사와 전문가로 구성됐다.

화우 국제무역통상팀은 상하이 총영사와 제네바 대사를 지내고 미국·중국·유럽연합(EU)·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주요 교역 대상국과의 각종 통상 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박상기 고문을 영입했다. 이 외에도 부장판사 출신으로 2009~2011년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조정 실무작업반(Working Group 2) 빈 회의에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이준상 변호사, 산업부 무역위원회 FTA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정동원 변호사 등이 구성원이다.

세종 국제통상그룹은 국내 ‘제1호 통상변호사’인 김두식 대표변호사를 주축으로 다수의 통상 전문 변호사, 회계사, 관세사로 구성돼 있다.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소장이자 국제법 전문가인 신각수 전 주일 대사,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미 반덤핑조사 사건을 담당한 전문가 중 한 명인 강정수 회계사, 관세청 조사관 및 민간 관세 전문가로 20년 이상 근무한 김철환 관세전문위원, 미국 연방국제무역법원 재판연구원 출신인 아리 어너시 외국변호사, 박상정 회계사, 김재희 변호사 등이 활약하고 있다.

바른은 외교통상부에서 국제통상 및 국제경제협력 업무를 담당했던 윤원식 변호사(18기)를 필두로 국제중재, 국제소송 등 국제분쟁 해결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왔다. 피난스키 미국변호사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으며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이사, 주한 뉴질랜드상공회의소 고문 등을 두루 맡고 있다.

지평 국제분쟁팀은 2016년 2월 김진희 미국변호사를 팀장으로 영입해 팀을 재정비했다. 김 미국변호사는 LG디스플레이에서 국제분쟁을 총괄한 소송 전문가다. 공정거래팀장을 맡고 있는 김지홍 변호사도 국제분쟁팀 소속이다.
법무법인 화우의 국제무역통상팀. 화우 제공
법무법인 화우의 국제무역통상팀. 화우 제공
“사전적·총체적 통상전략 수립해야”

전문가들은 미국발(發) 보호무역 바람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는 민간기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밀려드는 통상규제 파고를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두식 세종 대표변호사는 “미국은 2018년부터 세이프가드, 안보예외조치(제232조) 등과 같이 공정무역 행위까지 제한할 수 있는 통상조치를 취하는 등 전방위적인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기업, 전문성을 지닌 로펌의 총체적인 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통상 환경을 능동적으로 분석해 수출시장 다변화 등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 변호사들이 국내 기업에 보내는 조언이다. 정영진 김앤장 변호사는 “세관 조사, 수출입 통관 등 새롭게 부각되는 통상 리스크에 대한 사전적·예방적 자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