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8
4차 산업혁명에 눈감은 한국 교육
작년 9월 서울 양재동에 국내 최초 스템(STEM)전문 교육기관인 이큐스템(EQSTEM)을 세운 김정아 대표(사진)의 창업 스토리는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김정아 이큐스템 대표 "한국, 모든 면에서 변화 빠르지만 교육만 유독 70·80년대에 갇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등학교 2학년이던 자녀에게 스템 교육을 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아이가 사회에 나갈 무렵에는 창의적 융합인재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져봐도, 강남 일대를 돌아봐도 제대로 된 스템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결국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스템 교육기관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스템을 가르칠 교사도, 교보재도 한국에선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김 대표는 “미국 각 주의 스템교육기관에 이메일을 보냈더니 전문 에이전시를 소개해줘 어렵게 교사들을 확보했고, 교보재는 모두 아마존에서 해외직구로 들여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정립된 스템 교육을 한국이 10년이 지나도록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걱정스럽다”며 “한국은 모든 면에서 변화가 빠른데 유독 교육만 1970, 1980년대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큐스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학교와 교육기관들이 미국 스템 전문 교사들을 싹쓸이해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이 이제 교육분야에서도 중국에 뒤처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선 에듀테크(교육+기술)에 총 96억달러(약 10조4000억원)가 투자됐는데, 이 중 스템 분야에 유입된 투자금은 3억1600만달러(약 3400억원)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스템 교육이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로 “대학 입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글로벌 인재 양성 경쟁에서 한국이 낙오되지 않기 위해선 하루빨리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식을 습득하는 기술을 평가하는 현재의 대입 제도는 잘 훈련된 사람을 길러낼 수는 있지만 세계를 이끌어가는 창업자나 기업가를 육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의 교육방법은 우리 아이들을 ‘일 잘하는 노예’로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미국 대학에서도 신입생을 선발할 때 대입시험(SAT) 점수를 안 보는 학교가 많아졌다”며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이 과연 10년 뒤, 20년 뒤에도 필요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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