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고 좌담회…학원일요휴무제·자사고 폐지·전교조 등 질문 쏟아져
조희연 "자사고 폐지권 교육감에 넘겨야…교육감 선거권 만16세 부여"
재선 후 첫 일정 '모의선거 학생' 만난 조희연… 질문에 진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당선인' 신분상 첫 공식일정으로 지방선거에 맞춰 모의선거를 했던 고등학생들을 만났다.

지난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아 현재 제20대 서울시교육감이자 제21대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으로 신분이 2개다.

조 교육감은 18일 성동구 도선고를 찾아 학생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도선고는 지방선거 하루 전인 12일 1학년생 169명을 대상으로 모의 교육감 선거를 진행했다.

조 교육감은 이 모의선거에서도 투표자(163명) 62.6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은 '논쟁수업'으로 후보들 공약을 익힌 뒤 학급별로 각 후보 '아바타'를 뽑아 선거운동까지 했다고 한다.

이날 도선고 학생들은 조 교육감에게 '도선고 선거관리위원회' 명의 당선증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당선증에 "서울교육 혁신을 위해 공약을 이행하기 바라며 이행하지 않을 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좌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땀을 빼야 했다.

한 학생은 공약인 '학원일요일휴무제'를 실현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물었고 조 교육감은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법 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와 협력하고 (단속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학생은 과거 성추행 교사를 신고했다가 교사들이 신고자를 수소문한 탓에 2차 피해를 본 적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현재도 원칙적으로 익명성을 보장하게 돼 있지만, 실행과정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원칙이 지켜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입제도가 거의 매년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호소도 나왔다.

한 학생은 "경쟁후보 공약 중 좋은 것을 뽑아달라"는 조 교육감 부탁에 박선영 후보가 제안한 '대입전형 6년 예고제'를 꼽기도 했다.

현재는 '대입 3년 예고제'를 운영 중이다.

조 교육감은 "6년이라고 기간을 못 박기는 그렇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긴 호흡으로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 민감한 교육현안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폐지 반대 측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질문에 조 교육감은 "폐지 권한을 교육감에게 주도록 교육부에 강력히 요청하겠다"면서 "자사고 폐지를 두 번이나 공약해 당선됐기 때문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관한 입장을 묻자 "민주주의는 학교를 포함해 모든 삶의 영역에서 확대해야 한다.

선생님들의 자발적 조직이 존중돼야 한다"면서 재합법화 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학생들은 맞벌이 부부를 위한 초등돌봄교실 확대 시 학생들이 아침까지 학교에서 먹게 돼 발생하는 학교급식 안전 문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수업 금지에 따른 영어 사교육 확산 문제도 지적했다.

선거권 부여 나이를 낮추는 데 대한 질문도 나왔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이 교육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교육감 선거권은 만16세부터 부여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는 "도선고 학생들은 모의선거에 참여하면서 다른 학생들보다 교육정책 이해도가 높아졌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제가)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 추적하고 감시해달라"고 부탁하며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재선 후 첫 일정 '모의선거 학생' 만난 조희연… 질문에 진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