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욕서 화상으로 사전협상…ISD 제기 수순 밟을 듯
정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7000억 배상요구 엘리엇 첫 대면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7천여억 원의 국가 배상을 요구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14일 처음으로 대면했다.

정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6개 부처로 구성된 정부 합동대응단은 이날 늦은 오후 세종시 국무조정실 청사에서 엘리엇 측과 화상으로 사전 협상을 벌였다.

이는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개시하기 전 당사자들이 사전 협상을 진행하도록 규정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따른 회의다.

애초 엘리엇은 일본에서, 우리 정부는 국내에서 직접 접촉하기를 원했으나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엘리엇 측에서는 미국 뉴욕 엘리엇 본사 관계자들이 화면 맞은편에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은 지난 4월 13일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바람에 삼성물산 주주로서 손해를 봤다며 6억7천만 달러(약 7천182억원)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ISD 중재 의향서를 보냈다.

엘리엇은 중재 의향서를 보낸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ISD를 정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금융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이날 '탐색전'에서 엘리엇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엘리엇이 이르면 7월 중순 ISD를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