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좋은 민간병원 급증, 병원 간 간호사 영입 경쟁 탓
인천적십자병원, 간호인력난에 응급실 '문 닫을 판'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인천적십자병원이 간호사 인력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인천적십자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간호사 인력은 2015년에만 해도 49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31명으로 줄었다.

3년 사이 전체 간호사 인력의 36.7%가 감소했다.

특히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 간병까지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서는 간호사 인력이 2015년 32명에서 현재 17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병원은 간호인력이 줄자 운영 병상을 총 150개에서 131개로 줄였다.

인력이 시급한 부서에 타 부서 간호사를 배치하며 사실상 비상 체제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병원은 간호사 채용공고를 수시로 내며 인력난을 해결해 보려 애쓰지만 간호사 구인난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적십자병원 관계자는 "간호인력이 감소한 것은 인천지역에 민간병원이 급증해 간호수요가 증가하면서 병원 간 간호사 영입 경쟁이 벌어진 탓"이라며 "간호사 임금을 올리고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 데 상급기관의 지휘를 받는 공공병원의 특성상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서 3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민간병원(종합병원 제외)은 59곳으로 이 중 17곳(28.8%)은 최근 3년 사이 개원했다.

이들 병원의 간호사 초봉 임금은 연 3천500만원 내외로 공공병원보다 500만원가량 높고 근무 강도에 따라 별도 수당이 지급돼 처우도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간호인력난은 인천적십자병원뿐만 아니라 상주·통영·거창 등 다른 4개 지역 적십자병원에서도 빚어지고 있다"며 "각 적십자병원의 인력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인력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병원은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고 병원을 종합병원에서 일반병원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이용자 A(41)씨는 "적십자병원 같은 공공병원은 소외계층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응급실 문을 닫는 것은 극단적인 대책"이라며 "결국 이는 치료해 줄 사람 없으니 긴급치료는 알아서 하라는 말"이라며 혀를 찼다.

인천적십자병원은 1956년에 설립된 인천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외국인·이주노동자·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 15만여 명의 환자를 돌본다.
인천적십자병원, 간호인력난에 응급실 '문 닫을 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