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법원에서는 111억원대 뇌물수수와 자동차 부품사 다스의 법인자금 횡령(349억원)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이 진행된다.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강경한 태도에 법정에 직접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받는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선고와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선고도 이뤄진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이용자가 분실한 티머니 교통카드 잔액을 환불하라는 한국소비자연맹의 소비자단체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111억원 뇌물, 349억원 횡령’ 이명박 전 대통령 공판 두 차례 열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4일과 7일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2·3회 공판을 연다. 두 재판 모두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첫 재판 이후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건강이 나빠 증거조사 기일에 매번 출석하기 어려우니 재판부가 사전에 요청할 때만 나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예정된 2차 공판에 나타나지 않자 재판부는 변호인단을 통해 “선별적 출석은 위법”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태도를 바꿔 출석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앞으로 매주 두 차례 열린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사정을 고려해 재판 도중 수시로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오후 6시 이후엔 가급적 재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분실한 티머니 환불하라” 한국소비자연맹 항소심 선고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허부열)는 5일 한국소비자연맹이 이용자가 분실한 티머니 교통카드 잔액을 환불하라며 한국스마트카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한국스마트카드는 티머니 카드가 ‘무기명 카드’인 만큼 분실되면 누구나 주워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환급 불가 방침을 유지해왔다. 이에 소비자연맹은 한국스마트카드가 티머니 환불을 거부하고 분실된 실물카드가 없으면 분실신고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5년 12월 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티머니 카드는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규정하는 호나불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선불 전자지급 수단이나 전자화폐의 경우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면 이용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미리 약정하면 금융업자가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이에 불복해 소비자연맹이 항소를 제기했다.

▶‘백남기 사망’ 구은수 前청장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5일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져 사망한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관련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가했던 백씨는 머리 부위에 경찰 살수차가 쏜 물대포를 맞아 두개골 골절을 입어 2016년 9월25일 숨졌다. 이와 관련해 구 전 청장은 살수 승인부터 혼합살수의 허가, 살수차 이동·배치를 결정하는 집회관리의 총 책임자였음에도 이들에 대한 지휘 및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구 전 청장에게 금고 3년을 구형했다. 금고형이란 수형자의 신체적 자유를 박탈해 교도소에 구금하는 형벌이다.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없다. 함께 기소된 현장 책임자 신모 전 서울청 제4기동단장에 대해선 금고 2년, 살수차 조작 요원 한모·최모 경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금고 1년을 구형했다.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 “둘 다 공범, 손해배상하라” 민사 소송 선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판사 김동진)는 7일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故) 조중필 씨의 유족이 아더 존 패터슨과 에드워드 건 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씨가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초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2011년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패터슨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조씨의 유족 측은 앞서 진행된 형사재판을 통해 두 피고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청구한 금액은 4억6000만원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