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5월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지하철 이용객 사이에 ‘덥다’는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사람마다 체감온도 다르다며… '손 놓은' 지하철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1~28일 5만6529건의 ‘덥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같은 기간 접수된 민원 8만8391건의 63%가 ‘덥다’는 내용이다. 28일까지 접수된 민원은 지난해 5월 한 달간 민원 수 5만344건을 이미 넘어섰다.

민원 증가는 기온 상승과 맞물린 현상이다. 올 5월 평균기온은 2014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5월의 ‘덥다’ 민원은 2015년 3만 2145건, 2016년 4만8026건으로 해마다 급증세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더운 날씨 탓이라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냉방기 취급 내부 규정에 따라 객실 내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 냉방기를 가동할 수 있고 객실 내 온도를 24~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초여름 날씨가 점점 빨리 찾아오다 보니 민원이 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승객 과밀과 차량의 노후 정도에 따라 체감 온도가 달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공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민원인 만큼 좀 더 세심한 지하철 온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김예나 씨(29)는 “지하철 3호선은 객실이 너무 더워 차량에서 내리고 나면 오히려 시원한 경우도 있다”며 “좀 더 세심한 온도 조절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강남역, 광화문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역을 지날 때는 너무 더웠다가 유동인구가 적은 역을 지날 때는 갑자기 확 추워져 감기에 걸릴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비와 시스템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승무원이 온도계를 보면서 수동으로 조절하는 구형 전동차가 대부분이어서다. 설정된 온도에 맞춰 환풍기, 송풍기, 에어컨 등의 냉방장치가 자동 가동되는 신형 전동차가 운행 중인 곳은 2호선 등일부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