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동문 콘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은 마크 슐리셀 미국 미시간대 총장(사진)은 지난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비결로 높은 자율성을 꼽았다.

"글로벌 명문대 비결은 신입생 선발·대학운영 자율권"
슐리셀 총장은 “미시간대는 공립대지만 정부는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한다”며 “신입생을 어떻게 뽑을지, 무엇을 가르칠지, 어떤 연구를 할지는 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겨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미시간대는 공학 경영학 정치학 심리학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공학 분야는 다양한 기관이 시행하는 미국 대학평가에서 ‘톱10’에 꾸준히 들고 있다.

미시간대는 미국 공립대 가운데 최고의 연구중심 대학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미시간대가 최근 가장 중점을 두는 연구 분야는 자율주행자동차다. 슐리셀 총장은 “새롭게 설립한 뉴로보틱스센터에서 포드자동차와 공동 연구하는 것을 비롯해 총 60개 기업과 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대학의 신입생 선발 방식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량적 평가와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정성적 평가를 두고 선호가 갈리고 있다. “미국 대학은 어떻게 신입생을 선발하느냐”고 물어봤다. 슐리셀 총장은 “미시간대는 신입생을 뽑을 때 재능 흥미 열정 경험 학력 등 다섯 가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며 “이 다섯 가지 측면을 고려해 최고의 인재를 뽑기 위해 수차례 평가한다”고 답변했다.

미시간대는 미국 주요 대학 중 한국 동문이 가장 많은 대학으로 유명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원표 삼성SDS 대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등도 미시간대 동문이다. 슐리셀 총장은 “우리 대학 기록에 따르면 미시간대 최초의 한국인 유학생은 고(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라고 소개했다. 슐리셀 총장은 “세계 다양한 나라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는 게 미시간대의 가장 큰 자랑”이라며 “특히 한국과는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간대에는 500명 안팎(작년 가을학기 기준)의 한국인 유학생이 있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국적별로 따지면 한국이 3위”라고 소개했다. 슐리셀 총장은 “미시간대는 서울대가 2013년 BK21플러스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정보기술(IT) 연구 프로그램에 협력대학으로 참여했으며 전북대와는 2016년 치의학 분야에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