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출석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사진=변성현 기자
경찰에 출석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사진=변성현 기자
한진그룹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폭언·폭행 갑질' 의혹과 관련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이명희 이사장을 폭행·상해 등 혐의로 이날 오전 10시 소환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퇴직한 한진그룹 관계자와 자신의 운전기사 등에게 고성과 욕설을 퍼붓고 물리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경찰에 출석한 이명희 이사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피해자를 회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의 부인이 폭행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은 한진그룹이 처음이다. 또 이명희 이사장이 소환되며 조양호, 조현아, 조현민씨 등과 함께 총수일가가 모두 수사기관에 서게 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논란을 일으켰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올해 물벼락 논란을 일으켰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1999년과 2000년 경찰관 뺑소니와 노인 폭행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0년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포탈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명희 이사장에게 폭행과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지만 상해죄는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다.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 신체에 실제 손상이 발생했을 때 적용되는 만큼 형량도 더 무겁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경비원과 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등 사람을 향해 가위나 화분을 던졌다는 진술도 확보해 상습폭행과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이 이사장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