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은 수시(19.9%)보다 정시(68%)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출처=진학사 제공
고3 수험생들은 수시(19.9%)보다 정시(68%)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출처=진학사 제공
고3 수험생들은 대체로 대입 수시전형보다 정시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절대평가보다는 상대평가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시전문 교육기업 진학사는 이 같은 내용의 고3 회원 697명 대상 대입제도 관련 설문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특정 업체 회원인 수험생 대상 설문인 탓에 대표성이 다소 떨어지며, 당장 올해 입시를 치러야 하는 고3 수험생의 특성상 대입제도 ‘현행 유지’를 택하는 경향성을 감안해도 오차범위를 넘어선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설문 결과를 보면,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반드시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수능 절대평가 범위 △수능·학생부종합전형(학종) 적정 비율 도출 △수시·정시 통합 여부 등 3가지 핵심 쟁점에 대해 고3 학생들은 각각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반대, 정시 확대, 수시·정시 분리 유지 쪽의 손을 들어줬다.

수험생 62.4%가 수능 현행 방식이 좋다고 응답했다.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한국사를 제외한 국어·수학·탐구 상대평가를 유지하자는 얘기다.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은 22.2%, 원점수제 도입은 15.4%의 선호도를 보였다.

현행 유지를 원하는 학생들은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대학별고사 등 추가적 부담이 클 것이다” “제도를 바꾸면 혼란스럽고 힘들다” “현재 방식이 그나마 변별력도 있고 공평한 편이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응답자 과반수(51.9%)가 정시의 적정 선발비율이 ‘40% 이상’이라고 답했다. 현행 정시 비율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보다 공정한 입시를 택하라는 질문에는 정시(68%)를 수시(19.9%)보다 훨씬 많이 꼽았다.

수시·정시 통합 여부의 경우 ‘현행 분리 시행 유지’ 53.9%, ‘통합해 수능 이후 입학전형 실시’ 46.1%로 나타났다. 제도가 바뀌는 데 대한 거부감과 함께 수시(6회)·정시(3회) 통합에 따른 지원기회 축소 우려가 반영됐다. 다른 쟁점에 비해서는 찬반 의견차가 크지 않았다.

이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축소·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축소(13.3%) 또는 폐지(15.4%)에 비해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71.3%)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입시는 공정한 평가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학생들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설문 결과다. 수험생들이 대입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도 안정적이고 공정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