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R&A의 미국 앨라배마 직원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화승그룹 제공
화승R&A의 미국 앨라배마 직원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화승그룹 제공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은 화승그룹(회장 현승훈)이 2016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중견그룹에 안착했다. 신발에서 자동차 부품과 소재, 화학, 종합무역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기술경영으로 새 역사를 일궈나가고 있다. 현승훈 회장이 회사 전반을 지휘하고, 3세인 장남 현지호 화승그룹 총괄부회장은 화승R&A, 차남 현석호 부회장은 화승인더스트리 대표 등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화승그룹은 23일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이 4조6000억원으로, 2016년 4조5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953년 동양고무로 창립한 화승그룹은 2002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8년 2조원을 넘어섰고, 8년 만에 매출을 다시 배로 늘렸다. 화승그룹에는 5개 사업군에 국내외 42개 계열사가 있다. 화승그룹 관계자는 “기존 신발사업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소재, 화학, 종합무역 등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에 성공했고 집중을 통한 기술 경영으로 변화하는 시장과 위기 속에서 착실하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화승그룹은 매출 4조원 돌파를 계기로 세계적 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승그룹은 2005년 위기를 극복하자고 현 회장이 선포했던 1차 비전을 통해 2010년 목표 매출 3조원을 초과 달성한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창립 65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준비하고 있고, 그룹 계열사들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화승그룹 주력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곳은 화승R&A다. 자동차부품사업군 계열사로 창틀고무인 웨더스트립과 저압호스, 고압호스, 에이컨호스 등 고무 관련 자동차 부품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FCA, BMW, 폭스바겐 등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제47회 오토모티브이노베이션어워드(SPE Automotive Innovation Awards)에서 파워트레인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자동차용 고무 부품을 생산하는 화승R&A가 사업 다각화로 추진한 플라스틱 분야에서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경량화에 성공해 성공적인 기술 확장을 이뤘다는 의미에서 수상해 세계적 화제가 됐다.

[新산업 갈아입는 부산] 화승, 선택과 집중으로 매출 2년 연속 4조 돌파… 글로벌 기업 도약
소재사업군의 화승소재는 중국, 인도 CMB 공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해외영업 전략을 통한 글로벌 제품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 부산 명례산업단지에 방산, 해양, 신소재 개발을 위한 제2공장을 설립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고무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기술설명회를 열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접착제를 비롯한 신발 분야에 주력하고 있고, 화승인더스트리에서 분사한 화학산업군인 화승케미칼은 필름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일본 유럽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화승 신발사업의 국내 상장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탁월한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화승엑스윌은 컨베이어벨트, 산업용 호스, 선박 접안용 완충재 등 고무제품을 판매하는 전문기업으로 최근 생산과 물류, 유통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화승네트웍스는 통합 구매와 철강, 섬유, 일반 무역 사업에 경쟁력 있는 무역회사로 성장했다. 신발사업군에서 화승비나(베트남 동나이)와 장천제화유한공사(중국 다롄), 화승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스마랑)는 연 6500만 켤레의 아디다스·리복 운동화를 생산하며 ‘세계 제1의 신발 공장’이라는 명성을 보유하고 있다. 개발과 생산, 마케팅, 디자인 등 모든 부서를 베트남에 집약해 현지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독보적인 생산 스피드와 스마트 팩토리로 자동화를 실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 회장은 “정상에 오르게 하는 것은 겸손이고,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교만”이라며 “화승그룹은 올해 65주년을 맞은 글로벌 중견그룹으로, 더욱 몸을 낮추고 내실있는 경영체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