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댓글을 통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드루킹(49·본명 김동원)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들이 연이어 사임하고 있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김씨의 변호인인 오정국 법무법인 화담 변호사(50·사법연수원 36기)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오 변호사는 지난 2일과 16일 열린 두 차례 재판에서 김씨를 변호했다. 앞서 김씨 변호를 맡았던 윤평 변호사(36기)와 장심건 변호사(변호사시험 5회)도 첫 재판이 시작되기 전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로써 변호인 세 명이 전부 사임했다.

연이은 변호사 사임 배경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김씨가 옥중 편지에서 밝혔던 대로 김씨 변호를 맡았다는 자체로 세무조사 등 다양한 외부적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다. 김씨 변호인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끊은 채 함구하고 있다. 한 서초동 변호사는 “모종의 압력이 있었더라도 앞으로 변호사로 먹고살아야 하는 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씨가 변호인과 ‘수임료’ 문제로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임료 약정을 하고 사건을 수임했으나 약속한 돈을 제때 주지 않아 변호사가 사건을 내려놓는 것이다. 알려진 김씨의 재산 수준에서는 여러 명의 변호인을 고용하기 어렵다는 게 서초동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여론 압박을 받는 사건일수록 수임료가 올라간다.

김씨는 아직 새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했다. 결국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