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지역, 외국인 부동산 취득 급증
부산 해운대구의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지역. 부산시 제공.

부산의 고급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지역의 아파트와 상가, 토지 등 부동산을 취득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청은 올해 1~3월까지 해운대구 부동산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들이 취득한 부동산 건수는 총 27건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신고된 취득 건수 32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해운대구청은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올해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건수는 2015년 44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적별로는 미국과 중국, 일본 순으로 많았다. 미국 국적자가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7명, 일본 4명, 캐나다 3명 순으로 나타났다. 2015~2017년의 취득 건수도 미국과 중국 국적자들의 부동산 취득 건수가 전체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 국적자들의 부동산 취득 건수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취득 경위는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 국적자들은 해운대지역 호텔과 아파트를 직접 사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반면 미국 국적자들은 부모가 보유한 아파트나 토지를 상속받거나 지분 참여하는 방식으로 취득한 경우가 많았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최근 해운대구에 수익형 호텔과 아파트 등이 공급되면서 중국인들의 직접 투자가 늘어났고,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들은 부동산 상속 사례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종류별로는 아파트가 27건 중 1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상업용지가 4건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취득 사례가 늘면서 취득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된 경우도 크게 늘었다. 해운대구청이 부동산 취득 미신고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올해 1분기에만 6건으로, 2016년·2017년 전체 부과 건수와 비슷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