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관련 전두환 기소 놓고
총장의 수사지휘로 '앙금' 남아
18일 자문단 회의… '갈등' 분수령
문무일 검찰총장(왼쪽), 양부남 광주지검장.

문무일 검찰총장(왼쪽), 양부남 광주지검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폭로를 놓고 양부남 지검장과 문 총장의 관계가 묘한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검찰 내 고위간부인 검사장이 총장의 수사 지휘를 문제 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지검장이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의 ‘외압’ 주장을 지원하며 문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데는 ‘전두환 회고록’ 관련 수사지휘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문 총장은 광주지검 형사1부에서 수사 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 사건을 놓고 수사가 부실하다며 수사 지휘에 나섰다.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부정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당시 군의 헬기 기총소사 사실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하고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해 조 신부와 5·18 희생자,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하지만 당시 수사 자료로는 헬기 기총을 증명할 뚜렷한 증거가 없었다는 게 대검의 문제 제기였다.

이 과정에서 당시 수사검사는 물론이고 양 지검장까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은 여러 달의 추가 조사 끝에 지난 3일 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 총장으로서는 증거를 더 보강하라는 취지로 수사 지휘를 한 것이지만 양 지검장으로서는 필요 이상의 정치적 판단이자 수사 지휘라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검찰 고위간부를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전문자문단 구성 과정에서도 수사단장을 맡은 양 지검장은 대검과 상당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직 검사는 “외부적으로는 안 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 지검장과 문 총장의 ‘파워게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8일 열리는 전문자문단 심의 결과에 따라 이번 수사개입 의혹과 ‘문-양 갈등’도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은 안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할지 결정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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