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학로에 들어선 inG캠퍼스에서 선배 기업인과 대학생들이 만나는 비즈니스데이가 열렸다. inG캠퍼스 제공
대구 북구 대학로에 들어선 inG캠퍼스에서 선배 기업인과 대학생들이 만나는 비즈니스데이가 열렸다. inG캠퍼스 제공
경북대 북문 맞은편인 대구 북구 대학로에 기업과 청년 간 취·창업 멘토링을 지원하기 위한 이색 공간이 들어섰다. 지난 3월 문을 연 inG캠퍼스(대표 박희광)는 230㎡ 부지에 4층 빌딩으로 지어졌다. 1층은 카페와 비스트로(경양식 식당), 2층과 3층은 120석 규모의 학습 공간, 4층은 다섯 개의 회의실로 구성됐다.

'강의실 밖 현장체험' 하는 대구 inG캠퍼스
inG캠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 정규교육에서 배우기 어려운 기업체의 일 경험과 직무능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배 기업가가 오찬을 제공하고 생생한 체험을 강의실이 아니라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박희광 대표는 “대학 졸업생 중 인턴을 경험하는 비율이 10%에도 못 미치고, 취·창업 강의를 딱딱한 강의실이 아니라 편한 분위기에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새로운 형태의 민간 취·창업캠퍼스를 열었다”고 말했다.

'강의실 밖 현장체험' 하는 대구 inG캠퍼스
박 대표는 인턴 경험이 없거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50여 명의 교수 및 멘토의 재능 기부를 받아 12주 과정의 취·창업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학교 정규수업에서 다루기 어려운 일(직무) 경험, 기업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구시는 일 경험과 조직 내 인간관계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청년사업장 청년 잇기 매칭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청년사업가들이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창업한 청년 우수기업 19곳을 뽑아 취업준비생들이 이들 기업에서 다음달부터 5개월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최저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제공한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취업준비생도 일 경험과 조직 내 인간관계, 기업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하고 기업에서도 일 경험이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인턴제를 실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에는 거품치약으로 2011년 창업한 벤처기업 이숲(대표 장태숙)이 inG캠퍼스에서 비즈니스데이를 열었다. 이 회사 장태숙 대표는 이날 자사 제품인 거품치약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창업스토리에 대해 강의했다. 장 대표가 점심과 차를 제공했다.

inG캠퍼스는 기업의 설문조사를 돕기 위해 경북대 학생 60명으로 창업기업 서포터스를 조직했다. 오는 18일에는 유니폼 제조사인 굿유니폼(대표 김휘종)이 인재채용 설명회를 겸한 비즈니스데이를 inG캠퍼스에서 연다.

inG캠퍼스는 학생들이 차나 식사를 주문하면 2~4층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시험 기간에는 빈자리가 없다. 독특한 운영 방식의 청년 공간으로 소문이 나면서 전국 지자체와 대학 창업사업단 등 100여 곳에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다녀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14명의 기업인과 멘토들이 200명의 학생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경험을 전했다.

박 대표는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청년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따뜻한 기업인과 멘토가 많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