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의사설명 녹음하고 결제까지'…서울성모병원, 스마트병원 개원
오랫동안 앓은 당뇨로 1년전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은 50대 A씨는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을 찾는다. 그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병원 앱(응용프로그램)에 로그인해 진료일정을 확인한 뒤 병원으로 출발했다.

주차장에 들어서자 '내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금일 예약된 진료과 접수가 완료 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앱 화면에 표시됐다. 병원에 설치된 무선센서 비콘이 A씨 핸드폰에 설치된 환자 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3층 장기이식센터서 외래 진료를 받은 뒤 내분비내과 진료실에 들어선 A씨의 주치의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혈액검사 결과 등을 보여주며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진료방에 나와 앱을 확인해 보니 의사가 설명한 녹음 파일과 직접 설명한 미디어, 그림 등이 저장된 헬스북이 만들어졌다.

스마트 결제를 클릭하자 오늘 결제해야 할 진료 건수와 내역이 보였다.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로 진료비를 내고 근처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시작한 스마트 병원 풍경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11일 설립기념일을 맞아 스마트병원(Smart Hospital) 개원 행사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김용식 서울성모병원장은 "스마트병원의 핵심은 환자와 의사가 서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환자중심 헬스케어 서비스로 환자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앱으로 의사설명 녹음하고 결제까지'…서울성모병원, 스마트병원 개원
병원은 모바일앱을 통해 진료 예약부터 결제까지 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근거리 무선통신기기인 비콘(Beacon)을 이용해 병원 내 진료실이나 검사실 위치도 안내한다.

환자는 접수창구에서 대기하지 않고 진료 접수를 할 수 있다. 외래진료실 대기자가 몇명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진료비를 내고 전자처방전을 약국으로 전송할 수 있다. 입원환자는 간호 요청, 복용약, 식단조회 등을 할 수 있다. 건강검진 이용자는 결과조회,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병원은 해외자선의료에 원격진료도 적극 활용한다. 몽골 국립 제1중앙병원과 원격화상시스템을 활용해 의료진 회의와 교육을 진행해왔다. 올해 3월부터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받고 몽골로 돌아간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원격진료를 도입했다. 몽골 현지 의사, 환자, 보호자가 함께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실시간으로 의료상담을 받는다. 이전에는 몽골에서 이메일로 환자 상태를 보내면 한국 의료진 다시 회신 하는데 시간이 많이 결렸다.

병원은 모바일 전자의무기록(EMR)과 전자간호기록(ENR)도 열어 진료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당뇨환자 건강관리앱, 만성 및 중증질환자 재활훈련앱 등을 통해 의사와 환자가 소통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병원은 이 같은 의료 서비스를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스마트병원 체험관'도 열었다. 무료혈당측정, 모바일 혈당관리, TV를 보며 운동을 따라할 수 있는 홈케어 서비스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